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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름 Sep 10. 2020

이상주의자


좋아하던 교수님이 항상 하는 말씀이 있었다. 사람들이 아무리 이상주의자라고 비판한들 사회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그건 맞는 거라고. 이상을 좇는다고 욕을 먹더라도 그 길로 가는 게 맞다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은 현실적으로 해내면 된다는 말도 하셨다. 교수님은 학계에서 굉장히 유명하지만 이상주의라고 비판을 받는 어떤 이론을 창시한 미국 학자 ***의 수제자셨는데 아마 그 영향이 남아있을 거라고 얘기하시곤 했고 그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내게도 아마 교수님의 영향이 남아있겠지.



사실  수업을 듣기 전에도 나는 이상주의자였다. 사회는 이상을 이룩할  더라도 이상을 좇아야 한다가 나름의 지론이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배가 되었을 것이다. 정책에 대한 수업이었는데, 고작 4개월 동안 들은 수업인데도 불구하고 교수님의 눈빛, 교수님이 외치던 주장, 준비해오신 프레지까지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다. 해당 분야에서 국내 일인자나 다름없는 분이었는데도 매번  많은 시간을 투자하셔서 수업을 준비하시고, 열정적인 강의와 함께 나왔던 프레지, 고작 대학생들의 조별 발표인데도 불구하고 정부기관에 재직하시는 분을 심사위원으로 모신 것도. 막연하게 나도 저런 사람이 돼야 되겠다고 생각한  같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이상주의자가 되어야겠다고.



피치 못하다는 변명으로 내가 믿는 가치를 배신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되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사회는 어떤 방법으로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맞다.



문득 저분 생각이 나서. 저분도 살아가면서 수많은 비판을 들으셨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에 다 이뤄내고 본인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계신 거니까. 교수님 저는 대학원을 가지는 않을 거지만 (..ㅋㅋ) 교수님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존경할 만한 어른이 있다는 건 때론 큰 위안이 된다. 이** 교수님 한 학기였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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