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서비스 비교
본 글에서는 음원 서비스의 가격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음원 서비스를 고르는 가장 큰 동기 중에 하나가 가격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결국에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게 하는 데는 기능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용자 입장에서 뭐가 사용하기 좋고 뭐가 좋지 않은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평균적으로 3개 이상의 음원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편이고, 국내에 존재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웬만하면 다 유료로 이용해 보았다.
-멜론
국내 최대 이용자를 보유하는 만큼 아직까지는 이름을 잃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음원 사재기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하여 이용자들의 불만이 발생하자 아예 실시간 차트를 없애버렸다. "매 시간 최근 24시간 동안의 이용량 중 스트리밍 40%+다운로드 60%를 반영한 차트입니다."라는 멜론 차트의 설명과 같이 24시간 히트한 차트를 제공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요즘 차트를 누가 보나? 음원을 발매한 아티스트의 팬이나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있지 나머지는 앱 첫 화면의 UI만 볼 것이다.
멜론은 정말로 모바일 앱의 UI를 자주 바꾸는데, 최근 발매 앨범이 세 개만 떴다가 다섯 개가 떴다가 요새는 별표를 눌러놓은 아티스트의 앨범이 소속사의 프로모션에 상관없이 신규 발매 앨범 중에서 가장 앞에 뜨게 하는 기능도 추가해놓았다. 그래서 별표 해놓은 뮤지션의 앨범이 발매된 줄 멜론 앱을 자주 들어간다면 알 수 있다. 모바일 앱의 첫 화면에 실시간 차트에서 5-3-5위 까지를 띄우고 있다. 이 정도만 알아도 최근에 유행하는 노래는 웬만치 다 알 수 있으니 지장은 없다.
이용자가 큰 서비스를 활용하여 대중적으로 유명한 노래를 알 수 있다는 것 말고 멜론의 장점은 음악 검색,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한국어 노래는 멜론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녹음된 노래를 바탕으로 노래를 찾아준다. 해외의 음원은 사운드하운드를 사용하다가 요즘은 해외 음원도 빨리 찾아줘서 웬만하면 길거리에 이거 무슨 노래지? 할 때 전부 멜론 음악 검색을 이용한다. 제대로 잘 들리는 경우에 3~5초 안에 노래를 찾아줘서 멜론을 못 지운다.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현재 실시간으로 화제가 되는 노래는 뭔지 알 수 있다. 얼마 전에 세븐틴 승관이 진행한 we remember k-pop이라는 제목의 브이앱이 끝난 뒤에 멜론 검색어가 그때 그 시절 노래들로 덮인 것만 봐도 정말로 화제가 되고 있는 것들을 멜론에서 빠르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건 멜론에서 자주 확인하는 기능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멜론의 가장 큰 단점은 추천곡이다. 대중들이 노래에 질리는 텀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한 노래가 1위를 오래 하는 경우는 베이스가 큰 팬덤이나 대대적으로 히트를 친 경우에나 그렇지 요즘은 한 노래가 1주 이상 1위를 하거나, 1~2주 이상 화제성을 끌고 가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하는 것 같다. 게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이 시시각각으로 새로운 노래를 추천해주는데 굳이 차트에 있는 노래만 듣는 사람들도 없고, 음악을 좀 듣는다 싶은 사람들은 추천곡 서비스가 잘 되어있는 곳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그것을 인식한 듯 2019년에 멜론은 DJ 차트를 개설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디제이 차트가 그렇게 효과가 있나 싶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막무가내식의 추천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이 노래랑 비슷한 어떤 노래기 때문이다. 물론 멜론도 추천곡 서비스를 제공하긴 한다. 하지만 타 사이트처럼 자동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의 이동이 필요하고, 이것이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추천을 한다고 해도 같은 아티스트의 다른 앨범이거나 다른 앨범의 수록곡이거나 아니면 같은 해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다른 곡이어서 사실 별로 추천하는 의미가 없다. 상식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하나 찾으면 그 노래를 부른 아티스트의 다른 곡을 스스로 찾아보는 건 기본이지 않나요? 그것까지 AI가 해주길 바랄 정도로 사람들이 수동적이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멜론을 스트리밍 용으로만 쓰지 개인적으로 음악을 들을 때 이용하지 않는다. 노래에 질리는 텀이 하루도 안 되는 사람이라 알아서 매일매일 플레이리스트를 짜는 게 귀찮고..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노래만 듣기에는 너무 지겹기 때문이다.
-유튜브 뮤직
노래에 아주 빨리 질리는 내가 주로 사용하는 음원 서비스는 유튜브 뮤직이다. 1년 넘게 달마다 꾸준히 8660원을 구글코리아에 주면서 애용하는 서비스인데, 유튜브 뮤직이 마냥 장점만 있지는 않지만 내게 최적화된 음원 서비스라고 생각하여 유튜브 뮤직을 해지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유튜브 뮤직의 제일 큰 장점은, 원하는 노래를 하나만 검색해서 틀어놓으면 자동으로 비슷한 노래들로 재생목록을 꾸려준다. 어떻게 검색해서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발매 시기-아티스트의 성별-장르 별로 묶어서 자동재생목록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카라의 허니를 검색해서 재생했을 경우, 카라의 다른 히트곡과 함께 여성 아티스트가 비슷한 시기에 발매한 다른 곡들-걸스데이의 기대해 애프터스쿨의 샴푸와 같은 맥락이 비슷한 곡들로 넣어준다. 어떤 곡이 듣기 싫다면 그 곡을 몇 번 반복해서 재생목록에서 지우거나 unlike를 누른다면 다시 추천해주는 목록에서 제하는 것 같다. 유튜브 본 사이트와 연동이 되기에 언라이크를 주는 게 꽤 부담스러워서 그냥 목록에서만 지우는 편인데 그래도 꽤 만족스러운 재생목록을 꾸릴 수 있었다.
이렇게 들은 노래는 최근 들은 목록이라며 홈 화면 제일 상단에 떠있다. 그래서 몇 번 정도 다시 듣고 싶을 때 홈 화면으로 누르면, 비슷한 시기에 내가 자주 검색해서 들었던 다른 노래들이 장르와 아티스트 상관없이 다음 재생목록에 추가되기도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의 재생목록과 시청기록을 분석하여 알아서 재생목록에 노래를 넣는 것이다. 장르도 아주 다양하게 듣고 아티스트의 범위도 제각각으로 듣는 내게는 꽤 편한 기능이다. 아이돌 노래를 주로 듣고 싶은데 저 팝송도 듣고 싶다! 하면 아이돌 노래를 제일 먼저 튼 다음에 팝송을 몇 개 추가해놓으면 나중에는 알아서 내가 맨날 듣는 팝송과 그 팝송을 부른 가수의 다른 노래를 같이 넣어준다.
그리하여 유튜브 뮤직은 새로운 음악과 장르를 찾는데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이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는 것 같다고 느꼈던 게, 어떤 아이돌이 음악을 틀면서 브이앱을 했는데 배경 음악이 딱 봐도 유튜브 뮤직에서 하나 검색한 다음에 연관된 노래를 틀어놓은 것 같았다. 아는 노래 같지 않았고 중간중간에 취향이 아니다 싶으면 넘기면서 방송했기 때문이다.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다 보면 유튜브 프리미엄도 사용할 수 있으니(바이스 벌사) 유튜브를 더 많이 보게 되는데, 알고리즘에 떠서 알게 된 프랑스 노래를 모 아이돌이 추천해주기도 한 걸 보면 확실히 다들 유튜브 뮤직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새로운 노래를 재생하면 자동으로 이와 비슷한 타 아티스트의 비슷한 장르의 곡을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이 기능이 너무 유용하고 좋아서 스스로 재생목록을 만든 게 언제였나 싶다.
요즘엔 또 플레이리스트를 아예 만들어 인기를 얻은 유튜버들도 많다 보니 그걸 좋아요 해놓고 유튜브 뮤직으로 듣기도 용이하다. 과제나 글을 쓰는 반복 작업을 할 때 굳이 노래를 일일이 신경 쓰면서 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지금도 모 유튜버의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이 글을 쓰는 중이다.
그렇다고 유튜브 뮤직이 장점만 있나? 그건 아니다. 유튜브 뮤직은 UI가 너무너무 구리다. 이건 사실이다. 가사를 제공하지도 않고, 플레이할 때 화면이 예쁜 것도 아니고 좋아요 한 음악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 재생목록을 만들 수도 없다. 재생목록을 만드는 게 상당히 번거롭다. 그래서 똑같은 세트의 재생목록을 반복적으로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적절한 앱이 아니다.
과장을 섞어서 2시간에 한 번씩 새로운 노래를 들어야 하는 나 같은 이용자에게는 더없이 유용한 플랫폼이다. 가사를 제공하고 UI만 조금 개선하면 참 좋겠지만, 일단 국내 발매 곡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 6시 발매인 한국 사정과 뭔가 조금 안 맞는지 정말 유명한 아티스트가 아니면 6시 땡 하고 바로 듣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는 하루 이상이 걸린 것에 비해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한국 시장에 더더욱 발맞추려면 가사와 실시간 음원 업데이트는 반드시 신경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가격도 약 팔천 원으로 프리미엄과 뮤직 두 개의 서비스를 둘 다 이용할 수 있기에 더 이득 보는 기분이다.
둘 중에 무엇을 쓸지는 소비자에게 달린 일이지만, 계속 유튜브 뮤직을 메인으로 쓸 것이다. 평균 3개 이상의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스트리밍을 돌리느라 결제한 사이트가 스트리밍이 끝난 뒤에도 남아 있고, 가끔 가사와 같이 노래가 나오는 화면이 필요할 때가 있으며, 발매된 뒤에 실시간으로 음원을 듣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로서 음원을 돈 주고 구매하는 것이 귀해진 세상에서 음원을 돈 주고 듣는 건 정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일부러 여러 서비스를 사용할 때도 있다. 어차피 이렇게 들어도 아티스트에게 가는 돈이 크지 않으니 다양한 음원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아티스트들에게 어떤 게 더 이득이 되는지 어떤 서비스가 이용자와 아티스트를 생각해 주는지 이런 것들을 매번 살펴보게 된다. 여러 서비스를 사용해봤자 한 달에 2만 원도 안 드는 경우가 태반이다. 2만 원이면 두 끼 정도 덜 먹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앨범을 만드는 게 듣는 것보다 죽도록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들어보려고 한다. 듣는 건 정말 어렵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