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얘기하니까 생각난 건데, 매일매일 천자 이상 쓰는 게 꽤 도움이 된다는? 항간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2017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그전부터 며칠에 한 번씩은 꼭 일기를 썼다. 2017년에 책을 많이 읽기 시작하면서 블로그를 더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티스토리를 파서 짧게라도 내 생각을 자주 적기 시작했다. 그때 적은 글을 지금 쓰는 글과 비교해보면 지금이 뭐가 나아졌는지 팍 눈에 들어온다. 우선, 글을 구성하는 방법이 훨씬 나아졌다. 또 훨씬 잘 읽힌다고 해야 되나? 글을 맨날맨날 쓰는 사람들은 자기 글을 매일 읽는 것이기도 해서 아 이렇게 쓰면 글이 잘 읽히겠구나- 이런 감이 자기도 모르게 생기는 것 같다.
글을 쓰는 건 자전거 타기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단, 글을 쓰는 걸 놓기 시작하면 실력이 팍팍 깎인다. 물론 3년 내내 매일 글을 썼다고 해서 내 글이 마법처럼 천하의 명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단지 쓰지 않았을 때보다 지금의 글이 훨씬 나아졌다는 말이다. 블로그를 아주 처음 시작했을 때쯤 글을 보면.. 가관이다. 지금도 지구력이 좋지는 않아서 아주 긴 글을 쓰는 것은 힘들어 하지만 천자 정도는 가뿐하다. 그때는 글자를 오래 쓰는 것이 고역이었다. 목차를 매겨서 글을 쓰는데도 항목마다 한 문단 이상 쓰는 게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제일 잘 쓰는 건 레포트와 같이 무엇을 분석해서 학문적인 고찰을 하는 글인데, 대학 다니면서 레포트 쓰는 걸로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레포트로 과제가 나오면 점수를 늘 잘 받는 편이기도 했고. 쓴 레포트를 다시 읽어보는 걸 좋아하는데, 어떤 레포트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어떤 건 지금 생각해도 잘 썼구만.. 하고 생각할 때도 있다. 꼭 블로그를 안 해도 일기를 많이 쓰는 친구들의 문장을 보면 아주 술술 읽힌다. 술술 읽힌다는 말이 기승전결이 있다는 말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에이포 한 장을 썼는데도 이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을 때가 있다. 그게 논리가 없이 그냥 아무 말이나 해서 그렇기도 하고 앞뒤 안 맞는 말을 해서 그렇기도 하고 이상한 어휘를 끌고 와서 그렇기도 하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세장 네 장이 넘어가는 데도 글이 술술 넘어가고 무슨 말인지 한 방에 알아듣는 흡입력 높은 글을 쓰기도 한다. 한문단 안에 기승전결이 다 담겨있기도 하고.
꾸준하게 글 쓰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는 아니지만 하다 보면 확실히 는다. 글 쓰면서 책을 같이 읽으면 그게 같이 느는 게 보인다. 보통 출판 작가는 아무리 해도 블로거보다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블로그가 부담스러우면 인스타 스토리든 뭐든 자기가 제일 많이 쓰고 친근한 플랫폼을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투머치글러로.. 평생을 살아온 것인지 나는 인스타 스토리에도 엄청나게 많은 글을 쓰는 편이다. 인스타 스토리에 일기를 쓰기도 하고.. 어떤 사안에 대한 생각을 쓰기도 하고 아무래도 덜 정제하고 써도 24시간 내에 날아간다는 장점이 있어서 더 가벼운 마음으로 쓸 수 있는 것 같다.
꾸준히 글 쓰는 습관을 들이면 좋은 것 같아서 꾸준한 글 쓰기 후기를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