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수 Oct 18. 2021

델피늄의 꽃말

꽃집에 가서 여리여리 흔들리는 푸른빛의 꽃을 보면 꼭 아는 체를 하곤 한다. 


"이건 델피늄인가요?"


그러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사실 평생 델피늄은 딱 한번 사봤는데, 왜 매번 꽃집만 가면 찾아보게 되는지. 


델피늄의 꽃말은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게요'이다. 구체적으로 낭만적인 고백이 아닐 수 없다. 

대단히 꽃에 대한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델피늄에 대해 몇 가지 기억하는 것들이 있다. 

하나, 온도에 민감해서 쉽게 시들어버린다.

둘, 너무 따뜻한 것보다는 조금 찬 온도를 선호한다.

셋, 송이보다는 다발이 더 예쁘다. 


새벽부터 일어나 꽃집을 수소문하고, 시들어버릴까 숨차게 달리던 날.

부들부들, 내 손에 들려있던 푸른빛 꽃. 

그 기억이 달갑지만은 않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모른척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집에 들르면 종종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가쁘게 쉬던 숨이, 그 간절함이, 그때의 온도가, 그 꽃 어딘가에 묻어있는것만 같아서. 



작가의 이전글 요리는 매일 밤 재료 준비가 필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