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는 무조건적인 정답이 아니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오해하는 점 중 하나는 영재고가 무조건적으로 학생과 입시에 좋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과연 그렇다고 볼 수 있을까? 다른 특목고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말하기 어렵지만, 영재고는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영재고를 제외한 다른 특목고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특목고는 이름 그대로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이를 수행하는 고등학교를 의미한다. 영재고에서는 수학이나 과학 영재를 키우는 목적을 기반으로 학교가 운영되고, 외고는 말그대로 외국어에 특화된 문과 영재들을 키우는 등의 방식을 취한다.
요즘은 특목고가 점점 입시 학교가 되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목적들이 아예 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결국, 영재고는 수학이나 과학에 큰 호기심과 재능이 없다면 적응하기도 어려고 수학이나 과학보다는 영어나 경제 같은 문과, 아니면 예체능 계열을 선호하는 학생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학교라고 보는 편이 맞다. 결국에는 영재고가 나에게 적합한 학교인지 확인하고 적합하다면 영재고 입시를 준비하고, 그렇지 않다면 영재고 입시를 준비할 시간에 다른 특목고를 준비하거나 고등학교 내신 대비를 하거나 다른 적성을 찾거나 하는 등, 그 시간을 다른 곳에 할애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렇다면, 내가 영재고에 맞는 학생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표현이 약간은 과할 수 있지만, 결코 많이 과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영재고에 들어오는 많은 학생들은 자신들은 스스로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수학이나 과학을 사랑한다. 적어도 수학 문제나 과학 문제를 푸는 과정이나 연구하는 과정 등에서도 큰 즐거움을 한번쯤은 경험해본 학생들이 많다.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은 그러하다.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많이들 영재고에서 공부를 포기하거나 자퇴를 하는 등의 선택을 하게 된다. 물론, 공부를 포기하고 다른 적성을 찾아서 나아가거나 자퇴를 해서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일은 좋은 행동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영재고가 맞지 않음을 확인하고 진학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면 이런 시행착오와 시간 낭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수학이나 과학 같은 이공계 계열의 공부를 사랑하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내가 이공계 계열 공부를 사랑하는지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수학이나 과학 계열의 서적을 읽거나 문제를 풀거나 실험을 하는 등의 과정에서 큰 호기심과 즐거움을 느끼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는 지적 탐구심을 느꼈는지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런 감정을 적어도 10번 이상은 느꼈다면 스스로는 모를 수도 있지만, 수학과 과학을 사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귀찮고 짜증나고 미운 감정도 자주 들지만 그 사이사이에 즐거움을 느꼈다면 영재고와 적어도 10% 이상은 궁합이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영재고에 적합한 학생을 찾는다면서 갑자기 영어 실력이 왜 나오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영재고에서 최소한의 영어 실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영재고 중에서 특수한 경우인 한과영은 극단적이지만 원서를 통해서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기에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면, 아예 교과서를 읽는 일조차 할 수 없다. 물론, 한과영을 제외한 나머지 학교에서도 최소한의 영어 실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일단, 영재고는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 애초에 문과 과목은 교양을 위한 공부에 가깝고 영어 실력이나 국어 실력을 끌어올리기에는 부적합하다. 그런데 문제는 연구 과정에서 영어를 분명히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연구 과정에서 논문을 읽고 가끔은 쓰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영어는 너무나 많이 사용된다. 결국,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지는 않는 동시에 영어를 쓰게는 만드는 이상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볼 수 있다. 연구를 제외하더라도, 영어도 시험을 보고 성적이 나오기 때문에 영어 성적을 위해서도 최소한의 영어 실력은 필요하다.
만약, 영어가 싫어서 영재고에 가고자 하는 학생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필자도 수학과 과학을 사랑하는 동시에 영어가 너무 싫어서 영재고에 갔지만,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들보다 더 어려운 영어에 더 자주 노출되는 참사를 겪었다. 영어가 싫어서 영재고에 갈 수는 있지만, 최소한 영어를 못해서 가는 선택을 해서는 안된다. 영어를 못한다면 차라리 일반고에 가서 영어 실력을 차근차근 키우는 편이 좋다. 영재고에 가서 영어 실력을 올리려고 하게 되면, 정말 여러가지 참사를 겪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칼럼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추후에 별도의 칼럼을 통해서 작성할 예정이다.
3. 단체 생활에 익숙한 편인가?
영어 실력에 이어서 갑자기 단체 생활은 또 무슨 말인가? 아이러니하지만 단체 생활에 익숙하지 않고 잘 적응하지 못하는 편이라면 영재고에 진학해서는 안된다. 영재고는 엄연히 기숙사 학교다. 이는 쉽게 말해서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 환경이라는 의미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는 함께 아침부터 시작해서 점심, 저녁, 야식을 모두 함께 먹어야 하고, 샤워도 같이 해야 하며, 잠도 같이 자고, 공부도 같이 해야 한다. 1인실 같은 건 영재고 기숙사 생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조건 2인실 이상이며, 3인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기숙사 생활을 어린 나이에 적응할 자신이 없다면 진지하게 영재고 진학은 말리고 싶다.
의외로 1학년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일이 단체 생활이다. 오히려 공부나 영어 등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이나 대비로 대응이 가능하나, 단체 생활은 그렇지 않다. 타고난 영역도 존재하고, 운도 존재하며, 해당 기수에 좋은 학생들이 많은 환경인지 등 너무나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런 단체 생활은 성인이 된 후에 겪어도 적응이 쉽지 않다. 이런 일을 어린 나이에 겪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힘들고 가끔은 당장 관두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이런 기숙사 생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진학을 결정하기를 추천한다.
영재고 진학에는 위에 설명한 3가지 이상으로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단점이나 적응해야 할 점이 많은 학교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오해하면 안되는 점은 영재고는 단점도 많은 만큼 장점도 정말 많고 이 중에는 다른 학교에서는 절대 제공할 수 없는 압도적인 장점들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물론, 압도적인 단점도 많다…) 자신이 영재고에 많은 학생인지 이 칼럼과 다른 칼럼, 인터넷에 있는 자료 등을 통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입시를 준비하기를 기원한다. 영재고 진학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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