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적은 문항이 자소서 전체를 망치지 않게 하자
자소서와 관련된 책이나 자료 등을 읽다 보면 절대 쓰지 말라고 하는 표현이나 단어들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동시에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쓰지 않는 표현이 있는데, 엄격하신 부모님 혹은 엄격하신 어머니와 자상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는 등의 의미 없는 가정 환경을 기술하는 표현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이기에 이런 내용을 작성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없겠지만, 이런 이야기가 돌기 시작한 이유의 근간이 되는 자소서 문항이 있다. 이런 문항은 영재고 자소서 문항에도 존재한다.
바로 “현재의 ‘나’를 소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가정환경, 학교 및 지역 환경 등에 관한 사항을 기술해 주십시오”라는 문항이다. 해당 문항은 500자 이내인 반면에 가정 환경을 작성해도 되고, 학교 환경이나 지역 환경까지 작성이 가능하기에 쉽게 쓸 수 있겠다는 착각을 일으키기 쉬우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가정환경이라는 것 자체가 자소서에서 임팩트 있게 작성하기가 어렵고 학교 및 지역 환경의 경우에도 동일하다. 가정이나 학교, 지역에서 자신이 겪은 경험 자체는 많겠지만 이런 경험들 중에서 영재고와 연관된 경험은 적을 수밖에 없고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이로 인해서 엄격하신 아버지, 자상한 어머니와 다를 바 없는 가정 환경 기술을 하게 된다. 이미 많은 책이나 자료에서 배웠기에 위와 같은 표현을 직접적으로 쓰지는 않지만 가정 환경에 대해서 기술하면서 영재고와는 전혀 관련도 없고 자신을 표현하는 데에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가정 환경을 쓰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위와 같은 표현을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수준의 자소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놓인 환경과 그런 환경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변화했고 무엇을 배웠는지 등에 대해서 제대로 고민하고 작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각각의 환경에서 어떤 점들을 선택해서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을까?
1. 학교 환경
가정 환경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지만, 사실 가장 편리하게 작성할 수 있는 동시에 영재고 자소서에서 원하는 내용을 많이 작성할 수 있는 부분은 학교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는 하다.) 학교 환경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편하게 작성할 수 있는 내용은 영재 학급이라고 생각한다. 영재 학급은 교외 영재원과 같은 활동과는 다르게 교내 영재학급은 교내 활동이기에 생기부에 작성이 되기도 하고, 자소서에서 작성하기에도 큰 부담이 없다.
또한, 영재학급에서는 실험을 하기도 하고 일반적인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 이상을 배우기 때문에 자소서에서 작성하기도 수월하다. 다만, 영재학급을 시행하지 않는 학교도 있기 때문에 한계점이 존재하고, 코로나를 겪은 학생들이거나 영재학급 시험에 붙지 못해서 이를 듣지 못하는 학생들도 존재하기에 다른 대안도 필요하다.
이런 대안으로 작동하는 것이 교내 대회들이다. 사실 대회나 영재학급이나 자소서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기에는 부담이 있으나, 이런 활동에서 어떤 점을 배웠고 무엇을 했고, 이로 인해서 내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서술하기에는 적합하다. 수많은 교내 대회들 중에서도 영재고 자소서에서 가장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는 대회는 연구 대회나 실험 대회, 발명 대회 등 이공계와 관련된 대회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중에서 발명 대회보다는 연구나 실험 관련 대회가 작성하기 좋다고 생각한다.
발명도 문제 제시, 대안 설정, 설계 등의 요소가 포함되기는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곳이 연구이기에 연구 대회가 준비 과정에서 어떤 고난을 겪었고 어떻게 해결했으며, 이를 통해 어떻게 배웠고, 내가 어떻게 이를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기가 좋다. 그렇기에 교내 대회 수상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직접적인 언급도 피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도 교내 연구/실험 대회를 하나쯤은 준비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수상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우린 단순히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자소서에 녹이기 위해 대회를 준비한다고 보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수상까지 하면 좋다.)
2. 가정 환경
가정 환경이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점이 있는 가정이라면 이를 기반으로 내용을 작성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은 상황 속에서 임팩트 있는 가정 환경을 작성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가정 환경에서 특별하게 이야기할 만한 내용이 없다면 가정 환경은 과감하게 줄이고 학교 환경을 중심으로 기술하기를 추천한다. 누군가는 가정 환경이 가장 앞에 있고 가정 환경 없이는 나를 소개하기 어렵기에 조금이라도 가정 환경을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의미도 없는 가정 환경을 기술하면서 자수 낭비를 할 공간이면 차라리 학교 환경에 대해서 더 기술해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신의 가정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임팩트가 있는 내용이 있다면 이야기하면 좋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의 나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가정 환경이 빠진다면 어색한 점도 있고, 해당 문항 자체가 다른 문항에 비해서는 임팩트를 크게 가져가기 어려운 문항이기에 가정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임팩트를 가져갈 내용이 있다면 작성하는 편이 좋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임팩트가 있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을까? 고난과 역경,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결과적으로 얻은 교훈이 있는 내용이 좋다. 잠시 예를 들자면 해외 거주 등의 이력이 있는 가정 환경을 서술할 수 있다. 이를 지역 환경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해외 거주 과정에서 가정이 겪은 어려움이라면 가정 환경으로도 볼 수 있다. 외국어를 잘하는 가족 구성원이 없는 상태에서 해외 장기 거주를 경험한 가정 환경이었다면, 이런 가족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언어를 공부했고 이를 활용했다는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다. 분명 뻔한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겪었던 개인의 에피소드를 잘 녹여낸다면 충분히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다.
3. 지역 환경
가정 환경과 유사하게 특별한 점이 없다면 작성하기 힘든 환경 중 하나이다. (이런 점 때문에 학교 환경을 가장 먼저 작성했다. 학교 환경은 지역이나 가정에 비해서 특별함이 없어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교육 환경이 구성되지 않은 시골이나 해외 등 특별한 지역 환경이 있다면 이런 지역의 특성에 맞게 내용을 작성하면 된다. 제대로 교육을 받기 힘든 환경 속에서 어떻게 공부를 지속하려고 노력했고 이를 통해 어떤 점들을 배웠는지, 혹은 어떤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어떠한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이겨내고자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작성할 수 있다.
다만 본인이 평범한 도시 지역 환경에 거주했고, 지역적인 특성이 특별히 없는 환경에 놓여있는 경우라면 지역 환경은 생략하는 편이 좋다. 생략되면 다소 어색함이 생기는 가정 환경과는 다르게 지역 환경은 넓게 보면 학교 환경과 겹치는 지점이 많기에 학교 환경에서 내용을 작성했다면 지역 환경은 제외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가정 환경과 학교 환경에 대해서만 작성했었고, 중학교 2학년 때와 3학년 때 모두 문제없이 영재고 1차를 통과했다. 필자가 영재고를 지원하던 당시에는 1차는 여러 학교를 지원할 수 있었는데, 모든 영재고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가정 환경을 생략하라는 말에는 개인적인 경험을 근거로 주장하기 어렵지만, 지역 환경은 내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과감히 생략해도 문제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학교 환경을 잘 작성한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마 많은 학생들이 환경을 기반으로 현재의 나를 소개하는 내용에서 무슨 내용을 넣어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문항에 비해서 임팩트를 주기도 어렵고, 다 쓰고 다시 보면 너무 뻔한 내용을 작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드는 문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당 문항은 원래 그런 경향성이 강한 문항이다. 어떤 강한 임팩트를 원한다고 보기보다는 적어도 다른 문항을 해치지 않고 자소서의 전체적인 퀄리티에 악영향을 주지 않고자 노력하는 수준이면 해당 문항은 충분하다고 본다. 영재고 자소서를 준비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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