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놀면서 하자입니다.

안녕하세요.

놀면서 하자입니다.


제가 올린 글이 다음 메인이 올라서 그런지 요 며칠 사이에 구독자님들이 급증했습니다. 다른 브런치 작가 분들은 어떤 지 모르겠는데 저의 경우 일여 년 동안 브런치를 운영하면서 구독자님을 한 명씩 꾸준히, 차곡차곡 뫼셔온 경우라 지금과 같은 경험은 해본 적인 없어서 좋은 마음 반, 걱정스러운 마음 반입니다. 아마도 혹시나 구독자님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가장 큰 듯합니다.


아무튼 너무 감사한 일임에도 천성이 쫄보인지라 구독자 알림이 울릴 때마다 ‘큰일 났네, 도망칠까?’만 중얼거리고 있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제 글에 마음 써 주시며 위로도 해주시고,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분도 있으셔서 공감해주신 분들도 많았는데 제가 일일이 댓글을 달아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해서든 표현해 드려야 하는데 혹시나 제 댓글을 원치 않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 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일이 다 기억하고 가슴에 담아두고 있다는 걸 꼭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의 외할머니가 곡기를 끊으신지 사흘 째 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글 속 주인공인 할머니는 이미 제가 중학교 때 돌아가셨습니다.) 아마도 외할머니가 하늘로 가실 준비를 스스로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첫 번째로 하는 것이 곡기를 끊는 것이라고 책에서 읽었는데 할머니께서 죽음이 멀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으신 듯합니다. 아흔이 넘으셨고 요양원에 오래 계셨던 터라 급작스런 소식은 아니지만 막상 닥치니 가슴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이라도 담고 싶어 당장 계신 곳으로 가고 싶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외부인 방문이 금지된 터라 저는 할머니를 보지도, 만져보지도 못하는 처지입니다. 영상통화로 침대에 누워 있는 할머니를 보았는데 치아는 다 빠져버려 쏙 들어간 입술과 저승꽃이 여기저기 피어 있는 볼, 아무리 불러도 뜨지 않는 눈이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이라도 눈을 보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내 마음을 모르는 할머니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에게서 멀어지려고, 이곳에서의 정을 떼려고 눈을 뜨지 않는 것만 같아 한번만이라도 눈을 뜨라고 부탁하고 있는 이기적인 제가 참 한심했던 어제였습니다.


침대에 누워 있는 할머니가 제 눈에는 여전히 곱고 귀여운 어린 시절 외할머니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저렇게 연약한 할머니가 가족도 없는 낯선 공간에서 외로움과 두려움만 가득 안고 하늘로 가실 것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이 이런 때 쓰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삶과 죽음은 늘 함께 하는 것이기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을 눈에 담지도 못하고 낯선 곳에서 외로워하다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만큼 비인간적인 비극은 없는 것 같습니다.

부디 할머니가 마지막 숨까지 온전히 다 쉬시고 편하게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외로움은 여기 남은 사람들을 위해 놓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외로움은 할머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각자 나눠 가져야 할 몫이 되어 외할머니를 더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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