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곳에는 하루종일 있어도 심심하지 않을 멋진 시립 도서관이 있습니다. 도서관은 공연부터 영화 관람, 소모임, 체험 프로그램, 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항상 시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장난감도서관, 어린이도서관, 일반 도서관이 한 건물에 모두 있고 각각 열람실의 출입이 자유롭습니다. 아이는 어린이도서관에서, 엄마는 일반 열람실에서 책을 봅니다. 혹 아이가 걱정된다면 엄마는 책을 빌려와 아이와 함께 아이 옆에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지루해지면 카페에 가서 간식을 먹을 수 있고, 도서관의 일정만 미리 체크한다면 영화도 볼 수 있고 체험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지루하거나 졸린다 싶으면 도서관 뒤에 있는 산책로를 걸으며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엄마와 아이에게 모두 만족스러운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예전 같으면 아이가 같이 가는 것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 입장과 동시에 침묵해야 하고 엄숙해야 했던 도서관에 비하면 요즘의 도서관들은 공부 좀 하는 애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심심할 때 가서 놀 수 있는 멀티플렉스의 용도를 갖춘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에서 가까우면 모를까, 동네에 도서관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실 어른이 되면서 도서관에 갈 일은 흔치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도서관에 가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멀리 하게 되거나, 정말 보고 싶은 책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사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 부모들은 아이에게 TV 좀 끄고 핸드폰 좀 그만 찾고 책 좀 읽으라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합니다. 그런데 TV를 준 것도 핸드폰을 준 것도 엄마 아빠인 것은 부정할 수가 없네요. “TV도 핸드폰도 아이에게 주지 말고 책을 읽히세요.” 하는 말은 사실 도덕 교과서에나 나올 말입니다. 부모님도 하루 종일 일에 시달렸는데 집에 와서도 쉬지 못하면 그 짜증의 절반은 아이에게 갈지도 모르니까요. 뭐가 더 나쁜 건지는 부모의 가치관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다만 아이에게 좋은 습관이 깃들기를 바란다면 ‘하지 마라, 해라.’라는 요구보다 부모님이 함께 하거나 먼저 행동함으로써 아이가 부모 옆에서 자연스럽게 습관을 들이는 게 훨씬 효과적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게 만화책이면 또 어떻습니까!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다닌다는 건 아이에게 아주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도서관의 시스템이나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혼자 가서도 어색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스스로 책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타인의 도움 없이도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게 됩니다. 그러면서 차차 혼자서도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는 아이가 됩니다. 스스로 하는 것만큼 부모의 마음을 뿌듯하게 하는 것도 없습니다.
아이의 교과서는 부모입니다. 이 말이 곧 부모는 교과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부모도 그저 평범한 보통의 어른일 뿐입니다. 다만 아이를 위해서 해야 할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태도는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내 아이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갈 사회 구성원이기도 합니다. 내 아이만 잘 큰다면 부모가 행복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회가 행복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훌륭한 내 아이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나와 이 사회를 꾸려나갈 현명한 구성원을 기르는 것입니다. 1등을 하는 것만큼이나 내 뒤에 있는 친구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엄마는 외출하고 싶지만 아이 때문에 마음대로 아무 때나 외출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아이게 혼자 있는 것이 가능해지긴 전까지는 엄마는 아이와 늘 항상 외출해야 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아이와 함께 외출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엄마와 아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외출 공간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도서관을 찾게 되었습니다. 엄마에겐 숨통을 트이게 해 주고, 아이에겐 새로운 공간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 도서관이라는 점에 착안하였습니다. 누구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도서관은 모든 것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공간입니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 아이가 크면 하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함께 도서관에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아이는 부모님 대신 친구를 찾게 되고, 친구와 모든 것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부지런히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시작해보세요!
덧 불이는 말>이 매거진은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도서관을 탐방하고 소개하는 데 있습니다. 아이와 엄마 모두 만족할 만한 도서관을 선정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서울, 춘천, 인천, 경기권을 중심으로 하여 돌아다니며 부지런히 움직일 계획입니다. 다. 혹시나 추천해주실 도서관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참고하여 방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