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하기 좋은 도서관, 기분 전환하기 좋은 도서관
오늘 소개해드릴 도서관은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라이브러리입니다.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네이버 본사 1층에 위치한 도서관입니다.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인터넷 회사인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기업 도서관입니다. 하지만 공공 도서관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포털 아이디만 가지고 있으시면 출입이 가능합니다. 혹 네이버 포탈 아이디가 없다면 도서관에 방문하시기 전에 미리 회원 가입을 하면 좀 더 수월합니다.
1. 네이버 라이브러리의 특징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일반 도서관처럼 다양한 종류의 책을 보유한 도서관은 아닙니다. 대신 디자인, IT, 백과사전 분야에 집중된 특화 도서관입니다. 일반 서적이나 소설책을 보러 가실 예정이었다면 안타깝지만 불가능합니다. 대신 평소에 일러스트, 디자인, IT와 같은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아마 매우 만족스러운 도서관이 될 겁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디자인, 패션, 사진과 최신 경향 등을 볼 수 있는 도서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원서도 꽤 많이 있는데 뭐, '외(국어)알못'이라고 해도 그림과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흥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말씀드리지만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저학년 이하의 아이들과 가기에는 좀 어려운 장소입니다. 우선 아이들을 위한 책이 없습니다. 특화된 도서관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안락하긴 하지만 아이들이 오래 앉아 있기에는 조용한 장소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디자인이나 미술에 관심이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 또는 그 이상의 자녀들과 함께 가시면 좋을 듯합니다.
사실 공공 도서관은 정형화된 공간, 폐쇄적 공간의 성격이 짙습니다. 최근에 지어진 공공도서관은 그나마 통창을 사용하여 개방감과 휴식 공간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추세지만, 독서가 아닌 공부를 위한 도서관의 경우 대개 밀폐형이거나 밀집형 공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1층과 2층이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어 층고가 매우 높아 개방감이 훌륭합니다. 게다가 1층 서가 위에 설치된 생화는 공기를 매우 상쾌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도서관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요. 그리고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의 공간이 매우 넓습니다. 그래서 타인의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되고 편히 앉아 독서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학습과 도서관의 어두움에 익숙해진 중고등 자녀가 권태로워한다면 한 번쯤 네이버 라이브러리에 들러보세요.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출입 방법
본사 건물 1층 오른쪽이 도서관입니다. 왼쪽은 카페와 잡지를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는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에 누구나 앉아서 잡지를 보거나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1층 카페는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자폐를 가진 분들이 서버라고 합니다. 그래서 주문이 조금은 느릴 수 도 있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만, 설마 이걸로 툴툴거리는 분들은 없겠죠.
건물 오른쪽에 도서관이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내 데스크가 있습니다. 먼저 QR코드를 찍어 회원임을 인식하는 과정을 거치셔야 합니다. 본인 인증이 끝나면 담당 사서께서 번호가 적힌 출입증을 줍니다. 그 번호는 사물함 번호입니다. 본인 소지품을 사물함에 넣으시면 됩니다. 몸이 한결 가볍겠죠?
3. 서가 진열 방식
복층으로 이루어진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1층에는 매거진, 디자인 관련한 도서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IT, 백과사전 및 총서 관련 도서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특히 1층 공간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미로와 같은 서가는 매우 낯설기도 하고 세련되기도 합니다. 일러스트, 디자인, 카툰, 그래픽, 고전/현대미술, 예술, 생활, 캘리그래피 등등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전공 서적이나 디자인 서적이 많아서 전공자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알못이라 추천이나 제안은 할 수 없지만 표지가 예쁜 것만 찾아보아도 매우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층 왼쪽에는 독립출판물 서가가 따로 배치되어 있는데 일반 서점에서는 전시되지 않는 독립출판물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독립출판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로우실 겁니다.
2층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면 1층보다 훨씬 아늑한 독서 공간이 나타납니다. 가운데 공간은 마치 방 같은 느낌을 줍니다. 편안한 빈백도 있고 널따란 책상도 있습니다. 구석에는 앉아서 조용히 독서할 공간도 있습니다. 2층에 진열된 도서는 주로 백과사전과 총서 시리즈입니다. 백과사전의 조상인 브리테니커 사전과 21세기 세계 대백과 사전도 있고요, 한길 그래이트 북 총서 시리즈, 죽기 전에 1001 시리즈, 디스커버리 시리즈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백과사전은 워낙 DB가 보편화되어 있어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이 없지만, 총서의 경우 직접 구입하고 싶어도 금전적 부담 때문에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네이버 라이브러리에는 수준 높은 총서들을 보유하고 있으니 한번 방문하셔서 작정하고(!)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4. 추천의 이유
도서관은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책을 읽으러 가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생각하게 되고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부를 깊이 하고 싶다는 의지는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다량의 책을 읽어 주고 싶거나 답답한 집을 떠나 새로운 공간이 필요할 때 도서관을 찾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시간이나 기회는 점점 사라집니다. 일이 많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시험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서로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함께 도서관에 갈 기회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게다가 다 큰 아이들에게 도서관이란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 하는 장소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어느 정도 성장한 아이들과 오랜만에 외출하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매력적이고 색다른 도서관입니다. 우선 밝은 분위기와 전문화, 특화된 도서들은 구체적인 꿈과 목표가 있는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특히 IT 계열이나 디자인 관련한 직업을 꿈꾸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워너비 회사를 직접 방문하고 체험한다는 것은 그 꿈을 이루어나가는 데 아주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도서관의 자유롭고 세련된 분위기는 마치 카페와 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보다 이 공간에서 여유를 부리고 싶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도서관은 여유를 부리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단지 공부하기 위한 공간으로만 사용하다 보면 도서관 본래의 기능은 상실한 채 삭막한 공기관의 하나로 전락할지도 모릅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학교에서 학원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고 온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적어도 에너지 방전의 장소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