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에 대하여

초예민한 시기다.
온 국민이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 같다.
24시간 모든 미디어들이 쏟아내는 정보를 듣고 있으면 반박사쯤은 안 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원인은 바이러스인데 접근방식은 천차만별이다. 과학적,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해결 방식도 달라진다. 이것의 잘못된 대표적인 사태가 메르스 사태라고 생각한다. 바이러스 사태를 정치적으로 풀어버린 무능한 정부.


어쨌든 간에 어떤 관점을 장착하는 것이야 개인의 선택이지만 최소한의 팩트는 좀 알아보고서 그것을 토대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해야 하건만 이런 기본 조건조차 장착하지 않은 아류 미디어들은 이슈를 기회 삼아 어떻게 해서든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스스로 관종임을 천명하고 모든 사실을 가십의 대상으로 삼는다. 카메라와 마이크만 있으면 누구든 미디어가 되는 세상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얻는 건 미디어가 없던 시절만큼이나 어렵다.

유사언론 또는 1인 미디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미디어의 탈을 쓰면 모든 게 정보가 되는 줄 안다. 가짜와 진짜 정보를 구분하지 않는다. 진짜란 내가 믿는 것을 확실하게 해주는 것, 딱 거기까지다. 가짜란 내가 인정할 수 없는 모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고, 다시 자기 입맛에 맞는 정보를 심사숙고하여 선별한 후 주변 사람에게 퍼뜨린다. 좋은 건 함께 해야 한다며.

나는 이것이야말로 정보공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상대방의 불필요한 친절 때문에 나는 원치 않는 정보를 받아야 한다.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받는 것만으로도 마치 쓰레기를 건네받은 느낌이다. 이런 정보는 필요 없다고 정중히 거절해도 혹시 모르니 한번 보기나 하란다.
특히 정치적 종교적 신념이 다른 정보를 받게 되면 그렇게 불쾌할 수가 없다. 비교적 분명하고 단호하게 나의 신념을 드러냈는 데도 불구하고 나를 개도 하고자 무차별적 정보 공격에 힘을 박찬다. 결국 나에게 관계를 정리당한 사람들은 나를 극좌파 또는 불온당으로 부른다. 그들에게 나는 아무리 말해도 안 들어 처먹는 잘난 척 쪄는 년. 딱 이만큼이다.



나는 나의 종교적•정치적 신념이 옳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나와 비슷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옳은 사람이 아니라 비슷한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을 뿐이다. 신념이 다른 사람과는 어떤 대화도 어렵고 기만 빨리는 느낌은 나만 느끼는 건 아닐 테다.


글 쓴다고 모두 작가가 아니듯 기사를 쓴다고 모두 기자가 아니고, 미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언론이 아니다. 의미 없는 정보들에 기 빨리는 사람들이 없어지길 바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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