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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광효 Sep 08. 2024

81.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참관 비하인드

해운대 주간일기 81.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참관 비하인드     


왜 이런 행사에 갈까.

스스로 생각해 봐도 이상하다. 그 시간에 등산에라도 해서 건강이라도 챙길걸. 어찌하든 개막식 참석부터 콘퍼런스 2개, 전시회 관람 등으로 벡스코에서 꼬빡 하루를 보냈다. 기후와 환경에 관해 관심 있고, 최근 관련 동향을 알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미리 사전등록을 했었다.     


먼저 이 행사가 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라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낯설었다.

총리의 영상 축사, 최태원 SK 회장·박형준 시장 등 환영사, 두 분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최 회장의 영문 이름이 CHEY, 참 특이하다. 이분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로 부산을 자주 찾고 있다. 그렇다고 부산을 사랑한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SK가 부산시와 공동으로 지금의 센텀시티에 정보단지를 건설하겠다고 하였으나, IMF 이후에 발을 빼 버렸다. 양자 간에 소송이 있었고, SK는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부산시에 배상했다. 그 후로 SK가 투자하는 등 부산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 최 회장의 연설에서도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다. 

    

파티 비롤(Fatih Birol)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제임스 바커스(James Bacchus)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국제학과 석좌교수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연사의 뜻과 생각에 접근하기에는 시간상의 제약이 컸다. 15분 남짓의 시간으로 의례적인 인사를 제외하면 하고자 하는 말을 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파티 비롤은 준비를 좀 한 것 같고, 제임스 바커스는 준비 없이 그냥 평소 생각을 말하는 것 같았다. 

     

개막식의 주제는 ‘탄소 프리 에너지 시대(Era of Carboon free energy)’로 보였다.

반도체, AI, Big Data 등 산업에서, 전기차, 냉난방 시스템 등 가정에서 필요한 에너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각 국가는 에너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이 국가안보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기후 위기에 대응하여 기존의 화석원료 등 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보다는 원전, 재생에너지 등 탄소 배출이 없거나 적은 청정에너지를 공급이 더 중요하다. 선진국이 앞서가고 후발 국가들이 따라간다. 국가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청정에너지 공급 요구와 무역 장벽이 그 격차를 확대시킨다.

      

비롤 사무총장이 원전에 대해 언급했다.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과 가변성을 고려하면 원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럽의 국가들이 탈원전해 오다가 최근에 원전을 다시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독일만 아직 탈원전에 머무르고 있다. 독일은 에너지 절약에 유별나고 실천에 옮겨 에너지 기술개발에도 적극적이나 에너지 공급이 적절하게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개막식과 콘퍼런스에 부산의 학자나 전문가가 없다.

3일에 걸쳐 행사가 열리는데 부산지역의 대학교수, 전문가가 직접 나서 발표하거나 토론하는 행사가 없다. 특히 지역대학에 기후, 에너지, 환경 분야 전문가가 제법 있을 텐데, 밥상만 차리는 꼴이다. 

     

다만, 부산시가 주최한 ‘탄소중립 포럼’과 ‘글로벌 해상도시 포럼’에 지역 전문가의 발표가 있었다. 왜 ‘해양도시’라고 하지 않고 ‘해상도시’라고 했는지 의문이다. 부산시 국장의 발표에서도 ‘해상도시’에 대한 설명이 없다. 설마 오자(誤字)는 아니겠지. 그래도 용기 있게 영어로 발표했다. 발표문이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전시관은 에너지 관련 기술의 집합체다. 

대한민국 기업들의 도전과 성취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 탄소 제로 및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플랜트부터 부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을 추구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에너지를 절감하면서도 AI 등 신기술을 장착한 생활가전이 새롭게 출시되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에너지가 없는 세상을 이제 더 이상 상상할 수 없다. 에너지가 국가 경쟁력이다.(2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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