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울한 이유

통제하고 싶은 욕구

by 임해우

사람은 누구나 우울할 때가 있다. 그리고 우울함을 느끼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친구의 말 한마디가 서운해서, 하려고 했던 일을 하지 못해서, 일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그야말로 그냥.


무어라고 특정지을 만한 이유가 없어도 사람은 우울해질 수 있다. 언제든지.


하지만 우울해지는 모든 이유에는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건 너무 괴로운 일이다. 적어도 내가 그 감정을 느끼는 데 명확한 이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결과, 이유가 있긴 있었다.


바로 상황이 내 뜻대로 통제되지 않을 때. 좋게 말하면 내가 원하는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때였다.


날씨가 좋을 것을 기대했는데 좋지 않을 때, 친구가 해줄 말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다른 말을 할 때, 하려고 했던 일을 할 수 없어졌을 때, 일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모두 내 기대와 통제를 벗어난 상황에서 비롯된 감정이었다.


내가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싶어한다고 말하면 거창하다. 그러나 나는 모든 상황에 기대하는 결과가 있다.

그 기대가 배반당했을 때의 기분을 참지 못하고 우울감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납득할 만한 이유를 생각해내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그러면서 정신과 선생님이 늘 운동, 식사, 청소, 잠자는 시간 등을 강조하던 이유를 알아냈다. 그 모든 게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었다.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고 제대로된 식사를 하고, 주변을 깨끗하게 치우고 온전하게 집중한다. 운동으로 내 몸을 건강하게 하고 완벽하게 숙면하며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다.


정신 건강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하는 일들이 왜 내게 필요한 건지 알게되니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기분이다. 물론, 그 전에 게으름에서 벗어나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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