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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의 전환

퇴로는 없다

by 해우소

흥건히 줬던 물이 화분 아래서 줄줄 새는 모습을 보며 막내가 말한다.

“화분이 쉬를 하네. 화분도 꼬추 있어?“


차들이 가까이 붙어있는 모습을 보며 말한다.

“저것 봐봐 차가 서로 싸워! 부딪히면 피나고 밴드 붙이고 사과해야 돼?“


꽉 막힌 도로에 차들이 신호대기 중인 모습을 보며 말한다.

“왜 주차장에 왔어?”


이외에도

“밤에는 세탁기도 자? 집도 자? 싱크대도 자? 텔레비전도 자?”

“할머니집은 언제 끝나? 지금 문 닫았어?”

“자전거는 몇 살이야?”

“비가 오네. 코끼리 얼른 우산 써야겠다.”

“코끼리 다 젖어서 옷 갈아입어야겠다.”

“새우는 나무에서 열려?”


이맘때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질문은 정말 기발하고, 거기에 대답하다보면 세상에 당연한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동심과 새로운 발견의 즐거움을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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