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를 팔러 간 아버지와 아들

by 해우소

아버지와 아들이 당나귀 한 마리를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 끌고가고 있었어요. 동네 골목을 지나가는데 여러 명의 아가씨가 모여 자신들을 보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 멍청한 사람들을 좀 봐. 끌고가는 저 당나귀를 타면 훨씬 편할텐데..." 아버지와 아들은 아가씨들의 얘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가던 길을 갔어요.

얼마쯤 걷다 만난 연못가에 앉아 있던 할아버지들이 가족의 모습을 보고 한 마디씩 거들었어요. "아들 녀석이 생각이 없네! 늙은 아버지가 힘들게 걷고 있는데 당나귀에 태워드리면 편할 것을..." 아버지와 아들은 할아버지들이 하는 얘기를 다 들었지만 묵묵히 가던 길을 계속 갔지요.


얼마쯤 더 가자 이번에는 빨래터에 아주머니들이 모여 또 그 모습을 보고 한 마디 했습니다. "불쌍해라. 저 조그만 아이는 다리가 얼마나 아플까? 당나귀가 놀고있는데 좀 태워서 가지 눈치도 없는 아비 같으니..." 아버지와 아들은 아주머니들의 말도 못 들은 척 스쳐지나갔습니다.

얼마쯤 더 가자 이번엔 한 무리의 건장한 사나이들이 아버지와 아들을 보고 외쳤습니다. "혹시 시장에 가는 길이오? 우리도 같은 방향입니다. 당신들도 한참 걷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것이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우리 수레를 거기 당나귀에 매달아 같이 타고가면 어떻겠소?"


이에 아버지와 아들은 당나귀에 수레를 달아 사나이들과 나눠 타고는 시장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답니다.

Headphone-Zone-Active-Noise-Cancellation-Explained-Banner.jpg ©Karan S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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