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 바른 언덕 기슭 연못에 개구리들이 모여 살고 있었어요. 개구리들 사이에서 종종 크고 작은 다툼이 일어났는데, 중재할 개구리가 없어 고민이었어요. 그들 중 한 개구리가 보다 못해 제안했어요.
"하늘에 임금님을 내려달라고 빌어보는 건 어떨까요? 임금님이 계시면 시비가 일어났을 때 누가 옳고 그른지 가려준대요. 좋은 일을 하면 상을 주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주고요. 어때요? 그럼 우리 모두 살기가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요? 벌을 받을까 무서우면 다툼이나 나쁜 짓을 피할 것이고, 상을 받으려고 착한 일도 하지 않겠어요? 게다가 시비를 가려주는 분이 있으니 어쩌다 싸워도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것 아니에요? 그러니 우리 임금님을 어서 구합시다."
조용히 듣고 있던 개구리들 중 누군가 "좋아요, 그럽시다!"하고 외치자 사방에서 그러자고 하며 임금님을 내려달라고 하늘에 다 같이 기도를 올렸어요. 때마침 높은 곳에서 커다란 통나무 한 토막이 연못에 굴러떨어졌어요.
"첨벙!"
세상을 뒤흔드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높은 물기둥이 하늘로 치솟았어요. 개구리들은 하늘에 자신들의 간절한 기도가 닿아 통나무 임금님이 내려오신 거라 믿고 등장부터 범상치 않았던 그 분을 성스러운 존재로 떠받들며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통나무 임금님은 참 소탈하고 과묵했어요. 아기 개구리들이 기어올라도 늘 너그러운 모습으로 함께 연못을 빙글빙글 돌며 지치는 법 없이 오랫동안 재미있게 놀아주고, 고민이 있는 어른 개구리들이 아무 때나 찾아와서 끝없이 하소연을 해도 싫증내지 않고 경청하며 비밀이 절대 새어나가지 않도록 잘 지켜주었어요. 통나무 임금님은 밥을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고 개구리들과 함께 했어요. 임금님께 간절한 소원을 말했는데 이뤄주셨다고 기뻐하는 개구리들, 서로 크게 다툰 뒤 찾아갔다가 임금님의 한결같이 고요한 평화의 메세지에 커다란 깨달음을 얻고 돌아왔다는 개구리들도 있었습니다. 임금님의 성실함과 진정성에 탄복한 개구리들은 그를 더욱 사랑하고 지극히 모시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연못에는 개구리들이 임금님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바친 온갖 금은보화로 장식한 거대한 성전이 생겨났습니다. 개구리들은 임금님이 찾아오신 날을 매년 기념하며 함께 큰 축제를 열었고 그 분이 나눠준 깨달음을 바탕으로 경전을 만들고 교리를 지키며 더 이상 함부로 다투지 않는 연못에서 살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