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같은 아이를 떠나보낸 지 3개월 차, 펫로스증후군을 받아들이는 감정
가족처럼 사랑했던 반려묘를 떠나보낸 지 3개월 차.
이성친구와 이별을 했을 때는 헤어짐의 감정만큼 힘든 게 없다 생각되었다. 또, 친구를 잃을 때는 그 또한 너무나 힘든 감정임에 분명하다. 우리는 매 순간 힘든 감정들을 마주하고 이를 행복한 감정으로 덮어가며 살아간다. 매 순간 힘든 과정은 극복이 가능하고 회복 및 재생이 가능하기에 우리는 더욱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한다.
하지만 '사별'은 극복이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살아가면서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비로소 가슴에 누군가를 묻고 살아간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특히 내가 겪었던 반려묘와의 이별이 더욱 힘든 이유는 떠날 때까지 인사조차 나눌 수 없는 사람과 동물의 관계에서 끝맺음이 진행된다는 것.
떠나보낸 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사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저 적게 생각하고 가슴에 묻기 위해서 일에만 전념을 다할 뿐. 남들과 떠들고 웃고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와도 스치는 감정에 무너져 바닥에 쓰러져 울기도 오열하기도 한다.
누군가 만나는 게 참 쉬웠던 나는 그 아이를 보내고 함부로 쉽게 아무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한다. 두렵기도 하고, 사실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빈 껍질로 살아간 지 오래다.
둔아.
참 힘든 한 해였다. 사계절 내내 풀리지 않던 수많은 일들을 버텨오던 나를 무너트렸던 너를 보내던 일은 28년 인생에서 제일 잔혹했던 일. 만남도 한순간이었고 이별도 한순간이었다. 끝은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너무 잔인했고 어느 누구의 위로도 힘이 되지못했다.
살아가는 게 참 무덤덤하다. 작년이었으면 충분히 기쁘고 행복했을 수많은 경이로운 일들에도 달가워하지 못하는 나는 일상을 껍데기로 버텨내고 있는지 오래 일지 모른다.
매일을 알 수 없는 공허함을 안고 살아간다. 가슴속 깊숙이 묻고 살아간다. 신중하지 못했던 어린 날의 입양으로 만났었어도 단 한순간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함께한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었기에 돌아가도 바보같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행복했던 만큼 많이 슬프고 힘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마음을 줬는지 떠나보내고서야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