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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영작가 Nov 05. 2023

어릴 적 꿈꿨던 모습보다
완벽했던 나의 28살

연말을 앞두고 한해 정리를 위한 질문들


한해의 많은 일들을 마무리하기 시작한 11월, 주말의 잠깐 여유와 함께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끄적인다. 매년 달라지는 나의 환경과 모습에 비로소 여유의 미소를 짓는다면 그만한 축복이 없을 것이다. 자아 성찰의 완성도는 짓궂게도 후년에 돌아보면 어리게 느껴지고 부끄럽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한 번쯤 나를 되짚어볼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올해 겪은 많은 일들을 키워드화하여 다음어보고 내년을 어떻게 준비할지 짧게나마나 생각해 보는 시간들이었다.


불안한 시작과 자연스럽게 따라온 간절함


22년도 상반기가 힘들었었기에 23년도 상반기도 당연 일이 적고 힘들 줄 알았다. 그렇기에 기회라면 발 벗고 뛰어다녔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되면 덤비기도 하였다. 역시나 시작과 함께 힘들고 안 좋은 일들이 하루하루를 감싸기 시작했고 그 결과 정하지도 않고 시작한 올해의 목표는 올 한 해를 무사하게 버텨내기였다. 12월이 가까워질 때까지 앞만 보고 일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물러나기보다 이 악물고 버텨내야 한다고, 그 생각하나뿐이었다. 글로는 담아내기 힘든, 28살에 겪으면 누구나 버텨내기 힘들 그런 일들이 연초에 나에게 다가왔었다. 덕분이었을까 악재에 대처하는 태도가 이전과 다르게 강경하게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번외로 필자가 사업을 하는 모습을 보고 흔히들 주변에서 창업을 고민하며 조언을 구해오는 일이 잦은데, 외적 이미지로는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서 가리고 있는 그림자들을 생각해 보면 굳이 힘들게 창업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단지 회사라는 단순한 목적성취를 애초에 삶의 목표로 두고 있지 않았기에 자연스레 창업이라는 길로 들어섰을 뿐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갖추신 분들이라면 굳이 고민해 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도 대기업에서 억 단위 연봉을 준다 해도 사업을 포기할 의향이 없으며 이는 단순히 돈과 직업적 특징 때문에 사업을 하고 있음이 아니라는 해석으로 읽히기를 바란다. 나에게 지금하고 있는 일들은 평생 안고 갈 동반자이고 과정에 겪고 배우는 무수한 경험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한 가치를 갖고 있기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후회 없이 도전할 것이다. 필자와 같은 마인드라면 창업을 해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대학원 생활 모습들

정신없이 시작한 대학원 생활


2-30대가 대학원이나 나아가 전공분야의 심화과정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통계학적 평균치는 이미 뉴스로도 수없이 많이 나오고 있는 정보이다. 세대의 특성상 집중력과 긴 시간투자가 필요로 하는 일들은 피하고 짧고 다양한 요소를 접하는 자극적인 분야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것이 사실이기에 실무에서의 운영진급 또는 교수, 대표급을 담당하고 있는 세대가 노년층으로 자리를 물려야 할 때 이 공백을 대체할 역량의 자원이 수요에 맞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하루가 고달픈 한이 있더라도 대학원 생활을 바로 시작했다. 개인화세대에는 정답이 없기에 대학원으로 얻는 다양한 정보와 역량이 옳은 판단이었을지는 나중의 40대가 된 나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겸손한 사람만이 사람 곁에 남는다.


매년 수많은 사람관계를 겪으면서 느끼는 바는 결국 가까워지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단순히 표면적 역량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와 역량을 갖추고 겸손까지 겸비하여 주변에 머물고 싶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배움은 물론 사람의 향기가 독보적이라 느껴지는 전문가분들이 많았고 과정에 느껴졌던 삶의 지혜와 겸손함은 선망의 대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적당한 품격을 갖추고 싶다.


주변사람의 평균이 곧 나.


얼마 전 존경하는 대표님께서 이야기해 주신 말 한마디. 그 대표님 곁에는 많은 지혜와 높은 지위를 겸비한 유능하신 분들이 많음은 사실이고 대표님 또한 마찬가지이다. 삶의 방향과 가치가 다른 사람을 굳이 주변에 두고 마찰을 집어삼킬 이유가 없기에 일하는 앞으로의 수 놓일 미래에는 젊음을 팔아 도전하고 열정으로 삶을 채워나가는 전문가들이 함께하고 곁에 남았으면 좋겠다. 나 또한 상향 평균치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함께하는 팀원들

나도 팀원도, 클라이언트도 만족하는 결과물과 프로세스, 정리의 습관들


정리가 정말 안되었던 2022년을 눈만 뜨고 지켜봐 왔었기에, 올해는 모든 일상에 정리습관을 길들이고자 하였다. 직업특성상 매일 폴더와 파일들일 수백 개씩 저장되고 사라지기에 이 습관은 더욱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더하여 이전까지는 결과물만 전달하는 일의 양식과는 다르게 일하는 시작의 1부터 9까지의 모든 과정이 클라이언트와 공유되어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가길 바라였고,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지금 배울 것과 실천할 것들이 많지만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부분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배움에 감사하고 실천해 나가 보자. 


심사위원으로의 내 모습들

심사위원으로 다가가본 나의 전공분야


작년에도 한 번의 경험이 있었던 심사위원으로의 활동이 올해는 유난히 많았다. 올해는 경기도, 현대, 적십자사 및 다른 지자체등이 주관하는 여러 디자인 콘테스트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였고 과정에 많은 전문가분들의  유능하신 대표님들, 유명대학 디자인학부 교수님들, 디자인 전문가분들과 같이 자리에서 이야기도 하고 콘테스트 평론도 하는 등 너무나 좋은 경험을 많이 하였었다. 좋은 자리에 심사위원으로 초청해 주시는 협력사분께 늘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며 매 과정에서 실수나 버벅거림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는 태도는 더욱 강화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좋은 대표님들을 많이 알게 된 한 해

많은 분야의 전문가, 대표님들과의 네트워킹들.


작년은 고정 클라이언트 대표님들만 잦게 만났었다면 올해는 매번 여러 전문가와 대표님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었다. 사업을 시작하고 처음 제일 힘들었던 일이 미팅의 자리였다면 이제는 워낙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 어떤 이야기들을 나눌지 설레기도 하고 한다. 많은 분들에게 명함을 드리기도 명함을 받기도 한 소통이 많았던 한 해였다. 디자인을 떠나 창작자라는 직업은 결과적으로 소통의 기술이 기본으로 자리 잡는 직업이기에 말하는 데에 필요로 한 더 많은 기술을 차차 배우고 익히고자 한다. 


첫 대학강의

내 인생 첫 대학강의.


전날 많이 떨려서 부모님도 걱정했던 첫 강의. 2-30명 앞에서 말하는 일은 잦아서 큰 문제라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7-8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강당에 홀로 서서 2시간을 떠드는 일을 맡게 되니 꿈꾸는 일이긴 하였지만 얼마나 떨리던지. 의외로 침착하게 시작했던 강의는 순식간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지는 의외의 상황으로 변했고 덕분에 2시간 내내 재밌게 강의하고 나왔었다. 앉아있던 학생분들 얼굴 하나하나 기억나기도 하고, 질의응답도 재미있게 진행했던 내 인생 첫 대학강의는 걱정과 달리 좋은 기억으로 남아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이번일을 계기로 강의자료도 보충하고 더 유익한 정보들을 담을 수 있게 공부하고자 마음먹기도 하였다. 


돌아보는 한 해.

연말의 계획


지친 몸이 조금만 속도를 줄여달라고 애원한다. 매일 3-4시간 일에만 전념하기도 하였고 유일하게 좋아하는 축구시청을 제외하면 일과 학업 외에는 다른 쪽에 눈을 돌린 적 없이 오로지 성장에만 전념했었던 한 해였다. 건강적으로 점검이 필요하기도 하고 놓쳤던 자기 성찰에도 시간을 부여하고 싶다. 함께 걷는 사람들과 일을 놓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싶기도 하다. 그간의 많은 데이터들을 정리하고 내년은 보다 좋은 시작을 가져갈 수 있도록 다듬고자 한다.


나는 어디쯤 왔을까.

27살과 달라진 삶의 변화


다소 도전적인 성향은 그대로이지만 위험을 감수하거나 많은 체력소모에 들어가는 일들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는 모습에 잦게 보였었다. 여행과 어디론가 떠나는 일들이 많았던 작년과는 달리 여가시간은 휴식에 전념했었다. 무작정 잠만 자고 유튜브를 보는 게 아닌 차 한잔 내려서 멀리서 뭘 놓치고 있는지 뭘 잘하고 있는지 흐름을 보고 잔여시간들은 지식을 채우는데 시간을 투자했었다. 


가슴에 묻고 사는 법을 배웠다. 외롭기도 슬프기도 그립기도 한 수많은 삶의 감정들을 맞이할 때 즉각적인 대응이 매번 나가는 이전과 달리 그러려니 하고 가슴에 묻고 살기 시작했다. 당장 하고 싶은 일도 보고 싶은 것들도 많고 지치고 외롭기도 한순간이 많았지만, 어차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없고 즉흥적인 대안은 좋은 해결책이 아님을 알기에 모든 순간을 가슴속에 묻고 당장 눈앞에 놓인 일에 더 집중하는 방법을 터득하고자 노력하였다. 


현명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적어도 남들이 하지 말라고 잦게 이야기하는 일들에는 여러 관점으로 많이 생각하고 판단하려 노력했었던 것 같다.


다가오는 29살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필자는 매번 성장의 기로에서 느꼈던 제2외국어의 부재와 비만이 된 몸에 대한 이슈가 중점으로, 한해의 개인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운동도 하고 지금보다 건강해지는 내 모습을 꿈꾼다. 더하여 매 순간 조마조마하고 바쁘게 살았던 모습을 조금 내려놓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그간 쌓여있는 세상에 내보내지지 않은 수많은 포트폴리오에 대하여 정리도 필요한 시기이다. 이쁜 건물보다는 완성도가 높고 오래 버티는 건물을 짓고 싶다. 그러기에 매번 점검도 필요하고 세분화된 구조를 갖추는 일도 꺼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한해 쌓은 데이터정리와, 개선된 양식들로 지금 하는 일들의 단계를 한층 더 높여보고 싶다.


분야에 수준이 높아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전문가들과 예비전문가들의 역량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과정에 한 번 더 경력향상을 위한 도약이 필요하다 느꼈다. 24년은 해외 디자인어워드에 도전을 잦게 할 예정이다. 더불어 해외 클라이언트를 두는 것과 해외 클라이언트를 관리하는 프로세스도 갖추고 싶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애매했던 전공 수상경력에 최상단에 위치할 grand prize급 수상경력이 갖고 싶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좋은 출발점에 서있을지 잘 생각해 보자.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20대에 삶의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는가? 이는 아마 목표라기보다 인생의 수식어구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필자는 20대에 삶의 목표를 정하기란 다소 이르고, 갖추어놓은 데이터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 목표점을 잡는 것도 웃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목표를 그릴 시기는 지금이 아닐지 모른다. 지금은 그저 최선의 열정으로 눈앞에 놓여있는 일들을 마주하고 올바르게 엮어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나둘 데이터들이 누적되어가다 보면 목표점을 굳이 찾지 않더라도 서서히 그려져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딱히 꿈이 없었던 19살의 내가 그렸던 20대 내 모습은 그저 그런 회사원일줄 알았는데 다시 태어나도 그려내기 어려울 매일을 마주하고 있기에, 하루 일어나는 불행과 행복 모두에 감사하다. 이 모든 영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꾸준히 계속해나가는 모습밖에 없기에 , 3년 전 시작한 나의 서툰 도전은 내년에도 흔들림 없이 지속될 예정이다.


지독하게 꾸준히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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