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뒤에서

by 혜윰

오랜만에 시골 내려 갔더니 나 먹이겠다고 닭 사러 가잖다. 마침 장날이라며 서둘러 옷을 챙겨 입으신다. 이제는 다 허물어져가는 읍내 5일장. 버젓히 큰 길가에 있는 대형마트를 지나치고 엄마는 좁디좁은 골목길을 쭈욱 걸어 들어간다. 허리가 아프셔서 뒷 짐 진 채 뚜벅뚜벅 힘겹게 발을 옮기신다. 나는 한 걸음 뒤에서 엄마를 쫓아간다.


엄마는 왜 저렇게 작을까. 엄마 등은 왜 저렇게 굽었을까. 엄마는 왜 저렇게... 슬플까. 핸드폰을 꺼내 엄마를 찍었다. 찰칵 소리에 엄마가 뭔 사진을 찍냐고 물으신다. 그냥, 장터 사진 찍는다고 했다. 어린시절 보물창고 같던 추억의 장소라 반가워서 찍는다고.


다 찌글어진 동네 뭐가 좋아서 찍냐고 하신다. 그래도 남는건 사진뿐이다 라고 하니. 낡은 집이야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고 흔해 빠졌다고 하신다. 나는 여기에만 있고 지금만 있는 거라서 찍는다고 했다. 그런데 되새길수록 슬픈말이다. 여기에만 있고 지금만 있는.. 엄마....


by 혜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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