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언니, 안녕?"

되돌아오니 마주쳤다.

by 최예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언니'

이 감정은 돌고 도는 건가 봅니다.

그림을 그리던 때에도 저는 '언니'를 보냈고,

최근의 저 또한 '언니'를 보냈습니다.


둘은 조금 다른 언니였습니다.

그때의 '언니'는 애늙은이 나, 자신이었습니다.

최근의 '언니'는 나를 궁지로 몰았던

어떤 대상이었습니다.


처음에 저 그림을 그리던 때에도

나를 궁지로 몰았던 그 언니를

떠올리며 그리다가

이내 길을 틀어

'애늙은이 나'로 바꿨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그 '언니'를

언급하는 것조차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사람은

어쩌면 제 안에 이미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나를 미워하고,

내가 나를 다그치고,

내가 나를 괴롭히는 언어.

언어 폭력.


늘 억눌렸던 하기씨.

하기를 억눌러온 하기 자신.

영화 '얼굴'이 떠오릅니다.


저는 긴 연휴를 끝내고

내일 병원을 갑니다.


이제 무서워할 게 아니라

싸워야할 때라고 결심한 마음을

들려드리러 갈 시간입니다.


저는 싸울 겁니다.

욕을 하고 주먹을 내지를 겁니다.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승리하길 바랍니다,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