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우울해서 미칠 뻔했어.

by 최예지

그런데, 네가 나타난 거야. 나는 정말 놀랐어. 구름에 가려진 해를 보고 또 우울해서 미치겠는 거야. 머리를 벽에 박으려다 말고 내 머리가 아프겠지, 를 생각했어. 다행이었지. 나는 힘을 쭉 빼고 콩, 하고 박았어. 기분만 시원하더라고? 난 노래를 들으며 춤추기 시작했어. 답답할 땐 움직여야 좋더라. 라면을 먹는데 또 너무 과하게 맛있는 거야. 나는 잔반 처리하려고 끓인 건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맛있어서 다 그만두고 싶어졌어. 겨우 라면 하나에 울고 있는 날 보니까 짜증이 났어. 그냥, 웃음도 났어. 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나 싶었어. 그래서 있지, 너도 그냥 살아있으면 좋겠어. 나랑 더 친구 안 해도 되니까, 그냥 살아만 있으면 좋겠어.


"왜"하고 울었어. 너 생각하면서 울었다고, 내가. 그게 믿기지 않아서 나는 또 악 지르면서 울었어. 담배를 피우고 싶었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어. 그래서 또 네가 보고 싶어졌어. 지금 너는 술로 마음을 달래고 있을까 싶어서, 그게 참 궁금해져서. 그래서 난 이제 널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이 바보 같은 편지는 오늘로 끝이야,

추억을 선물해 달랬지 누가 추억이 되래.

바보 같은 나의 천재 친구야.

잘 가.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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