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재생 (2)
크리스마스는 이상하게 사람을 들뜨게 하는 힘이 있다.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열심히 기원하고 있다. "크리스마스가 뭐길래 그렇게 유난이야?" 무심하게 툭 던진 말에 상처받은 표정으로 그 사람은 말했다. "그런 말 하면 어디 가서 맞아." "너나 맞아." 장난으로 받아치며 먼저 어깨를 툭 치고 앞으로 걸어갔다. 뒤따라오는 걸음을 들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괜히 이긴 기분이 들어 신이 났다. 거리마다 저작권으로, 소음 민원으로 캐롤이 울리지 않는다. 크리스마스트리는 종종 보였어도. "캐롤도 시끄럽다고 틀지 말라는 마당에, 무슨 의미가 있어?" 한마디 또 툭 던졌다. 오늘따라 그 사람에게 시비를 걸고 싶어지는 날이었다. 그때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푹 숙이며 울먹였다, 그 사람이. "너, 이러다 진짜 눈 안 오면 너 때문이야."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 너 울어?" 눈치 없는 하늘에서는 비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역시나 눈치 없는 나는 우냐고 계속 물었다. "그래, 운다! 우는 거 처음 봐?!" 픽 토라져버린 걸 넘어, 서운하다며 먼저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아팠다. 이제 영상은 끝났다. 너를 추억하는 방법은 이것 하나뿐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12월, 가슴이 아렸다. 내일이면 네가 어떻게 그 깊은 물에 들어갔는지 알겠지. 그제야 알겠지, 그게 너의 눈물이었다는 걸. "사고 경위에 관해 여쭤볼 것이 있어 연락드립니다." "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일 경찰서로 오셔야 겠는." "네, 알겠습니다." 무미건조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통화를 끊었다. 사고 경위, 기나긴 너의 시간을 압축한 그 말에 빈자리가 차오른다. '나의 허탈함' 일기장에 쓰고 누웠다.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