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먹어야 해?” 우리는 1시간 동안 떡국을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응, 조금만 더 기다리자.” “얼마나 더? 그냥 가면 안 돼?” 나는 가려는 너의 옷깃을 잡고 흐느꼈다. “제발, 머물러 줘. 여기 있어만 줘.” 사람들이 쑥덕대기 시작했다. 떡국, 뭐 별거냐고. 그러다 한 사람이 줄을 벗어났고 그때 비명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공포에 질린 표정이 되어 줄 밖으로 나가지 않게 조심조심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뭐야?” “그러니까, 지금 기다린 것처럼 조금 더 기다리면 되는 거야.” “방금 사람이 사라졌다고, 눈앞에서!” 그때 눈을 희번덕 뜨고 한 명이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 사람과 너의 눈이 마주쳤고 그 사람은 저벅저벅 다가왔다. “순리야, 무서울 거 없어. 다들.” 그때 한 노부부 중 한 명이 주저앉았고, 다른 한 명은 비장한 표정으로 가자고 얘기했다. 줄을 벗어난 순간, 또 비명소리가 들릴까 겁이 난 사람들은 귀를 막았다. 비명소리 대신 고요한 숨소리가 들렸다. 마치 편안한 잠에 든 듯한 표정이 모두에게 그려졌다. “모두에게 주어져도, 모두가 같은 형태로 마주하진 않지.” 너는 여전히 이곳이 어딘지 모르는 눈치였다. 말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혹시 이 반지를 보면 기억나지 않을까 하고 주머니에 있던 반지를 꺼냈다. “이거, 기억나?” “응? 그건, 아.” “네가 여기를 통과해야 내가 마음 편히 줄을 벗어날 수 있어. 그래야 다른 사람도 무사히 통과할 테고.” “가지 마, 가지 마. 제발.” 나는 운전을 했고 너는 보조석에 앉아 있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잠에 취한 듯 달려오는 화물차에 머리를 박은 건. 본능적으로 내 쪽으로 핸들을 틀어 화물차를 내 쪽에 오게끔 했다. 난 즉사했다. 넌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 여기는 혼자 남게 될 사람이 계속 살아감을 택하도록 만들어진, 떡국이라는 명분의 정류장. 너는 이제 내년으로 가야 해, 나는 너의 점점 일그러지는 표정을 보며 말했다. 너는 내 손을 놓지 않으려 했지만 이미 내 손은 사라지고 있었다. “꼭 먹어야 해, 알았지?“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라고 그래, 너무 이기적이야. 나도 너랑 갈래.“ ”맞아, 나는 이기적이야. 그래서 고마웠고 끝까지 이기적이려고 해. 너는 잘 살다가 나를 만나 재밌는 얘길 들려줘. 그럴 거지?“ ”너 정말 못됐어. 못났어!“ 너의 심박수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너의 일상도 예전으로 돌아갔다. 너는 무사히 새해를 맞이했고 나는 그런 너를 여전히 보고 있다. 네가 오길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