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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1987년 2부 여름 7화 성진3

by 권재원


진은 가방에서 워크맨을 꺼냈다. 전자오락 따위로 시간을 죽일 바에는 남는 시간을 보다 현명하게 사용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워크맨에는 지네트가 연주한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세곡이 담긴 테이프가 꽂혀 있다. 진이 가장 사랑하는 연주자 지네트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바흐의 조합이다.

이어폰을 꽂고 재생 버튼을 누르자 지네트와 안네소피 무터가 함께 연주하는 ‘바흐의 두 대의 바이얼린을 위한 협주곡’이 귀를 간지럽혔다. 세련되고 정서가 풍부한 지네트의 연주와 대담하고 선이 굵은 무터의 연주가 잘 조화되어 진이 특별히 좋아하는 연주다.

바흐는 진이 친구 디누와 어긋나는 약한 고리였다. 정우가 바흐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음악 이야기만 했다 하면 바흐가 좋다 싫다로 언쟁을 벌이곤 했다.

애호가 수준도 못되는 일개 비전공자가 잘츠부르크 음악제에 독주자로 초청받는 유명 피아니스트와 음악을 소재로 언쟁을 벌인다는 것이 넌센스 같기는 하지만, 진은 상대가 디누 아니라 카를 뵘이라도 바흐에 대한 존경심만큼은 절대로 양보 할 수 없었다.

진은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에 이어 바이올린 협주곡 A단조 -이건 지네트 혼자 연주한다- 까지 듣고 나서야 워크맨을 끄고 엉덩이를 일으켰다. 약속장소에는 15분 먼저 가 있는다는 것이 독일에서부터 몸에 새겨놓은 원칙이기 때문이다.

지하로 내려가 ‘학사주점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퀘퀘한 냄새가 코끝에서부터 뒤통수 끝까지 진동시켰다. 그 진동이 어느 정도 진정되자 눈 앞에 어두컴컴한 주점 풍경이 펼쳐졌다.

라면에 공기 밥 말아먹고 또 그 국물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는 알뜰한 학생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총총 박혀 있다.’라는 말 외에는 마땅히 표현할 단어가 달리 없을 듯한 자세로 옹기종기 모여들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옹기종기 모임들 중에 낯이 익은 듯 하기도 하고 아닌 듯 하기도 한 여학생 넷과 함께 앉아 있는 연철의 모습이 보였다. 웬 일로 다들 먼저 와 있었던 모양이다.

“어, 진아.”

연철이가 진을 발견하고 손을 올렸다.

“먼저 와 있었네?”

“응.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괜히 동네 방황하면서 기다렸네. 먼저 들어 올걸.”

“어쨌든 너도 시간보다 먼저 온거잖아? 이리 와 앉아.”

연철이 슬쩍 엉덩이를 오른쪽으로 옮기며 자리를 마련했다. 연철을 제외하면 모두 모르는 학생들이고 더구나 다 여학생들이었다. 사범대라 그런가? 아니면 껄떡 대는 남자들은 다 엔엘에 넘어갔나?

진과 마주 보는 자리에는 키가 늘씬하게 큰 여학생이 앉아있었다. 단발 머리를 하고 쌍꺼풀이 선명한 동그란 눈을 뜨고 있었는데, 그 눈동자에 담긴 표정은 장난기 같아 보이기도 했고, 짖궂어 보이기도 했다.

그 옆에는 검정색 안경을 쓴 자그마한 몸집에 너무도 모범생 느낌을 주는 여학생과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와 하얀 피부가 인상적인 여학생이 있었고, 연철의 옆에는 동글동글한 얼굴에 들장미 소녀 캔디 같은 느낌의 여학생이 앉아있었다.

“아, 학형이 그 유명한 성진?”

마주 보는 자리에 있던 늘씬한 단발머리가 먼저 입을 연다. 첫 인사 치고는 참 묘했다.

내가 유명하다고? 저 사람은 누굴까? 진은 아무래도 1학년은 아닐 것이라는 추론을 마친 뒤 선배 대접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유명 하다뇨?”

일단 조심스럽게 반문했다.

그러자 단발머리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동그란 눈을 뜨고 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할 때 마다 입술을 오물오물 하는 것이 버릇인 것 같았다.

“다들 얼마나 많이 이야기 하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조직활동 하고 마르크스, 엥겔스 원전으로 다 읽은 신입생 있다고? 인우가 그러더라. 윤리과 성진하고 30분만 이야기하면 오늘날의 정세와 미래의 전망까지 다 정리된다고. 아, 참. 내 소개부터 할게. 난 불어과 86학번 이유진이라고 해.”

진은 그제서야 이 사람이 셀을 담당하기로 한 선배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연철네 방들이 할 때 명호네 과 서인우라는 선배와 한바탕 이야기 했더니 그 선배가 그걸 또 여기저기 퍼뜨리고 다닌 모양이다.

일단 공손하게 말했다.

“네. 이미 제 이름을 아시는 것 같지만 얼굴은 처음이니 정식으로 인사 드립니다. 윤리과 87학번 성진입니다.”

그러자 이유진이 개구장이 같은 눈웃음을 치더니 모여 있는 학생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자. 이제 진이까지 왔으니까 다 왔네? 우선 서로 소개부터 할까? 누구부터 할까?”

긴 생머리가 먼저 일어섰다.

“역사과 87학번 정난영 입니다. 대학 들어와서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싸우느냐 싸우지 않느냐 하는 것은 애당초 고민 거리 조차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싸움은 당연하고, 문제는 올바른 방법으로 싸우느냐 틀린 노선으로 싸우느냐 하는 것이었죠. 그래서 두 달간을 더 고민한 끝에 이쪽의 노선이 옳다고 판단되어 함께 싸우고자 왔습니다.”

진은 방금 소개된 학생을 유심히 분석적인 눈으로 살펴보았다. 저 아이가 연철이 틈만 나면 난영이, 난영이 하던 그 아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조금 우스웠다.

아니나 다를까 연철이 녀석. 정난영이 자기 소개하는 것을 마치 천상에 발키리라도 강림한 것처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부창부수라도 실천하겠다는 듯 불뚝 일어섰다.

“윤리과 87학번 박연철입니다. 전라도 산골에서 올라온 촌 놈이지만 표준어를 잘 구사합니다. 음. 썰렁했나? 저는 앞에서 불러주는 구호를 앵무새처럼 따라 외치며 돌이나 던지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성에 차지 않아 이런 자리를 애타게 찾던 중이었습니다. 뭘 좀 알고 싸우자. 무작정 싸우지 말고 올바른 방향을 향해 싸우자. 그런 생각에서 말입니다.”

“뭘 더 알고 싶은데?”

이유진이 말을 끊고 들어왔다. 진은 이유진이 장난스런 얼굴과 달리 만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네?”

“인우한테 들어보니까 알 건 다 알고 있다고 하던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저는 과학적 전략과 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기와 혈기로 싸우는 시대는 지났죠. 그 전략과 전술,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여러 동지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진은 연철이 하는 저런 말이 갑갑하게 느껴졌다.

저건 박연철이 하는 말이 아니다. CA활동가로 유명한 형한테 이래 저래 주워들은 단어들이 무분별하게 뒤섞여 있는 것에 불과하다. 심지어 마치 고리키의 ‘어머니’에 나오는 대학생들이 나누는 대화같기도 했다.

어차피 학생 운동권은 다 이 모양이었다. 하지만 성진은 여러모로 실망스럽더라도 일단 여기서 출발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적어도 북쪽에 있는 포악한 독재자를 추종하는 쪽 보다는 희망이 보이니까.

하지만 유진은 이런 말이 듣기 좋은지 활짝 웃었다. 어차피 비슷한 수준이라는 뜻이다.

하긴 말이 좋아 선배지 겨우 1년. 열아홉과 스물. 그 차이가 대단할 리 없었다.

“그래. 좋은 말이야. 다음은 누구?”

이번에는 단발머리 모범생이 앉은 상태에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화학과 87학번 오민현입니다.”

이름 말고 더 할 말이 없는지 입을 닫아버렸다. 마지막으로 들장미 소녀 캔디가 벌떡 일어섰다.

“지리과 87학번 유수영입니다. 이 땅의 진정한 민주주의와 민중의 승리가 쟁취되는 그날까지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역시 주워들은 말들. 본부 동아리 활동하는 친구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탈춤 동아리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마침내 차례가 왔다. 진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까 잠깐 소개 한 것 같은데, 윤리과 87학번이고 이름은 성진이라고 합니다. 성이 성, 이름이 진이죠. 저는 철학이란 사회적 실천 속에서 변화 발전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실천의 장을 찾아 오랫동안 모색하던 끝에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독일어 잘한다면서?”

유진이 마치 맛있는 과자를 눈앞에 둔 아이 같은 표정으로 진을 주시하며 물었다.

“열다섯 살 때까지 독일에서 학교 다녔거든요.”

“마르크스, 엥겔스 저작도 원어로 다 읽었다고?”

“다 읽은 건 아니고, 저작선 정도 읽었습니다.”

“그렇구나. 정말 부러워. 그런데 어떻게 대학 들어오기도 전에 마르크스를 읽었어?”

진은 어떻게 광주의 참혹한 진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자신을 바꾸었는지 하도 여러 군데서 이야기 해 입에 못이 박힐 지경이 된 스토리텔링을 반복했다.

다만 자신이 대학가에 돌아다니고 있는 광주 비디오의 여러 버전 중 하나를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은 꼭꼭 숨겼다.

“어차피 병든 고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면 내가 돌아가야 할 고국이 어떻게 병들었고,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를 고민했습니다. 비극적인 사춘기였죠. 그때부터 사회 변혁과 혁명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상가란 사상가의 책은 모조리 구해다가 읽었습니다. 그 중 마르크스도 들어 있었죠. 마르크스는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상가중 한사람입니다.”

“나머지는 누군데?”

“전 농담처럼 나는 세명의 Saint M을 존경한다라고 말하곤 했죠.”

“그 세 명의 성자가 누구지? 하나는 마르크스일테고.”

“만델라와 모차르트죠. 만델라, 모차르트, 마르크스 이 세 사람이 나의 정신적 지주입니다.”

하지만 진의 3M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았다. “부르주아처럼 모차르트라니?” 이러는 분위기에다가 심지어 만델라에 대해서는 아예 잘 모르는 분위기였다.

진은 이런 분위기가 놀랍지 않았다. 문제풀이 암기학습만 12년 하다 대학생 된 지 겨우 한 학기. 데모판에 몇번 나가 구호 좀 외쳤다고 없던 교양이 갑자기 생기진 않았을 것이다.

분위기가 조금 썰렁해진다 싶자 유진이 가방에서 유인물을 꺼내 돌렸다.

“자 이제 소개는 다 했으니 이것부터 같이 보자. 앞으로 같이 학습할 목록이야.”

한참 목록을 읽던 연철이 고개를 번쩍 들더니 당돌한 표정으로 유진을 바라보았다.

“여기 우리 투쟁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전망이 들어 있습니까?”

유진이 0.1초도 기다리지 않고 대답한다.

“응.”

연철이 다시 물었다.

“그 전망은 사회주의인가요?”

사회주의라는 말에 난영, 수영, 민현의 얼굴빛이 확 바뀌었다. 진은 그들의 얼굴에서 두려움의 파란 꽃이 피어 있는 것을 읽었다. 고개를 숙여 얼굴 빛을 감춘뒤 조용히 웃었다.

무섭겠지. 당연히 무서울 것이다. 사회주의는 이 나라에서 국회의원까지 체포 당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딱지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어느 국회의원이 의사당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을 이 말을 그렇게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다. 대한민국 헌법 어디에도 ‘반공’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지만 통일이라는 말은 헌법의 기본 정신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의원은 순식간에 용공분자라는 언론의 집요한 공격을 받았다. 결국 그의원은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 혐의로 기소 되었는데 어이없게도 유죄판결을 받아 구속되어 버렸다.

국회의원이 반공보다 통일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감옥에 가는 나라에서 사회주의라는 말을 대놓고 들었으니 이제 대학 들어온 지 석 달 밖에 안되는 기술적으로는 청소년에 불과한 아이들이 겁 안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반면 독일에서는 사회주의라는 말이 전혀 금기가 되는 말이 아니다. 같은 분단국가지만 그리고 명목상 서독은 자본주의, 동독은 사회주의로 되어 있지만 말이다. 진이 김나지움 다니던 시절 서독 총리였던 헬무트 슈미트도 사회민주당 소속이었다. 심지어 우경화 된 정책을 편다고 당내 좌파들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김나지움의 젊은 선생님들 중에서도 자신을 ‘사회주의자’ 혹은 ‘좌파’라고 부른 분들이 여럿 있었다. 진은 그 분들 중 어느 누구도 동독의 간첩, 이적행위자 등의 소리를 들으며 고초를 겪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사실 진 자신도 사회주의자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했다. 진은 서양의 근대 사회사상, 근대 이후의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마르크스, 그리고 사회주의와의 접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이름으로 공산당 일당독재가 이루어지고 있는 소련, 동독 같은 현실 사회주의 국가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반감이 많았다.

하지만 CA그룹이라고 불리는 조직은 그들이 뿌린 문건의 내용으로 보아 명백히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지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이 보기에 마르크스-레닌주의라는 이 괴이한 사상체계는 내적으로 모순이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계급, 나아가 사회운동을 지도하는 엘리트 전위조직으로서의 당에 대해 말한 바 없다. 아니 오히려 당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에 반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진은 지금 여기서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1987년 현재 한국은 극단적인 편향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였다. 그 동안 강한 이데올로기 통제 때문에 오른쪽으로 많이 기울다 못해 고착되어왔기 때문이다.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가운데를 지나 훨씬 왼쪽까지 틀어야 한다. 그렇게 좌우를 오가면서 무수한 스펙트럼을 그린 다음에야 비로소 균형을 찾는 것이다. 만약 지금 좌우의 균형을 말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오히려 우파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철저한 좌편향을 주장하는 사람이 균형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물론 본인들은 균형을 혐오하고, 개량이니 수정주의니 하고 비난하겠지만 말이다.

이것이야 말로 헤겔이 말한 역사의 간계 아니겠는가? 본인들은 극좌파라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중립, 균형을 위해 애쓰게 되니 말이다. 진이 좌파 언더 써클을 찾아 나선 것은 좌파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균형을 만들어가기 위해서였다.

“옳습니다. 사회주의가 우리 전망이 되어야 합니다.”

연철의 목소리가 들렸다. 설핏 듣기에도 너무 많이 고조되어 있었다. 연철은 사회주의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끼기는 커녕 잔뜩 부풀어 있었다.

유진이 눈 읏음을 치며 되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연철이 특유의 또록또록하지만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군사독재 정권이 사회주의라고 하면 무슨 역병이라도 되는것 처럼 무조건 막으니까요. 왜 그렇게 막아 댈까요? 일본에도 사회당이 있고, 미국도 민주당 의원들 중 다수가 젊을 때 모택동 어록 읽고 다녔다고 하고, 프랑스는 사회당이 대통령인데 우리나라는 사회의 사자만 입에 담으면 당장 잡혀 가잖아요? 사회주의가 그만큼 저들에게 두려워서가 아닐까요?”

진은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아니 연철이 녀석.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사회주의가 뭔지 아직 모르고 있잖아? 설마 아직 ‘공산당 선언’도 제대로 안 읽어 본건가?

진은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어차피 저 이유진이라는 예쁘장한 스무살 짜리 선배한테 뭐 배우자고 여기 들어 온 건 아니었으니 자신이 연철과 동기들을 잘 이끌고 같이 읽으면 되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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