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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교사 Sep 26. 2020

원격과 교실을 넘나드는 수업 설계(2)

먼저 전편을 보실 분은 아래 링크를 읽어 주시고, 이미 읽으신 분은 바로 본문으로 갑니다.

https://brunch.co.kr/@hagi814/78



큰 원칙을 수립하였으면 다음에 해야 할 일은 그 동안 교실에서 실시한 수업이 어떤 활동으로 구성되었는지 분석해 보는 것이다.


먼저 교실 수업을 분석해 본다. 나의 교실 수업은 주로 다음과 같은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1. 교사의 직접 설명

2. 학생들의 조사, 탐구

3. 학생들의 과제 수행

4. 학생들의 토론이나 발표

5.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


다음은 원격 수업에서 활용 가능한 활동들을 정리해 본다. 특정한 방식의 원격수업만이 진리이며, 특정한 방식은 잘못된 것이라는 식의 태도는 철저히 배격한다. 가령 실시간 화상회의가 언제나 좋은 것이 아니며, EBS방송 링크가 반드시 무성의한 방식인 것도 아니다. 원격 수업에서 활용 가능한 활동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1. 사전 제작 콘텐츠

직접 제작하면 좋지만 더 좋은 소스가 있으면 그것을 활용하는 것도 상관 없다. 때로는 직접 제작한 것보다 훨씬 훌륭한 자료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찾아서 배치하는 것도 교사의 전문성이다. 외부 자료 링크=무성의 라는 공식에 굴할 필요 없다. 이건 마치 만화책=불량매체 수준의 70년대 학부모 인식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나는 대부분 직접 제작하지만, 이는 내가 제작한 것 보다 더 나은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2. 과제물 탑재

이것 만큼은 직접 제작하는 것이 좋다. 조사하여 정리하는 과제의 경우에는 읽기자료 혹은 교재의 범위를 지정하는 낮은 단계에서 대체적인 검색 경로만 알려주고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높은 단계까지 고루 배치하는 것이 좋다. 과제물을 인터넷 공유문서로 설정하면 학생들의 모둠활동, 협력학습이 가능하며, 수정의견 제안 등의 기능을 통해 쌍방향 수업도 가능하다. 쌍방향이 반드시 실시간일 이유는 없다. 사실 교사-학생 처럼 비대칭적인 관계에서는 실시간이 아닐때 오히려 대칭적 쌍방향의 가능성이 커진다.


3. 실시간 화상 수업

줌, 구글미트, 엡엑스 등이 요즘 들어 갑자기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장점만큼 단점도 뚜렷한 매체다.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아주 훌륭한 도구이지만, 맥락없이 사용하면 학생들에게 고역이 될수 있다.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 도구들이 원격회의를 위해 개발된 것이지 수업 도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 도구는 교사 -학생들이 아니라 교사를 포함한 학급의 상호작용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이 도구를 이용하여 교사가 설명식 수업을 수행하는 것은 절대료 지양해야 한다. 그건 하는 쪽이나 듣는 쪽이나 고역이 될 수 있다. 이 도구는 학생이 회의의 호스트 정도의 역할을 하는 가운데 학생들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4. SNS

교사-학생간 상호작용 중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도구는 사회연결망서비스다. 이 중 메신저 기능을 제공하는 카카오나 밴드의 활용도가 높다. 밴드나 패들렛(유로라 안습)의 경우 메신저, 단체톡, 게시물과 댓글, 자료실, 실시간 영상 송출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플랫폼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다. 수업에 대한 질문과 대답, 과제제출, 참고자료 제공 등의 기능은 사용이 둔탁한 구글클래스룸보다 SNS가 유리하다. 특히 실시간 화상수업의 휘발성을 보완할 수 있다. 실시간 화상 수업으로 굵은 이야기를 나눈 뒤, 보다 상세한 토의는 SNS로 처리하는 쪽이 효율적이다.


이러한 각각의 원격수업 방법들은 단원의 성격에 따라 골고루 배치되어야 한다. 요즘 교사들은 교실에서도 한가지 방법으로만 계속 수업하지 않는다. 원격수업 역시 한가지 도구로만 진행될수 없다. 다양한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교실수업을 다양한 도구와 매칭시켜야 불완전하나마 교실수업에 가장 가까운 원격수업의 구성이 가능하다.


다음에는 교실 수업의 여러 활동들과 원격 수업의 여러 방법들을 매칭시켜 보도록 하자. 이미 우리나라 교사들은 역량이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읽고도 이미 다양하게 매칭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리하는 의미에서 다음 편에서 뒷북을 때려보기로 한다. (불완전한 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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