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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고 Jul 26. 2018

22. Born to be Rockstar

새소년, <여름깃>

몇 주 전, 유튜브를 보다가 너무 색다른 밴드를 찾았다.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올라온 이 영상은 작년에 올라왔던 영상이다. 1년이나 지나서 알게 되어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에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새소년, '긴 꿈'


노래를 들으며 처음으로 내 마음을 강타한 부분은 보컬 황소윤의 목소리였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정말 '음색 깡패'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를 연상케 한다. 요즘 밴드들 중에 보기 드물게 자신만의 색이 무척 강하다. 강하다 못해 스스로 빛난다.




어제는 소설 쓰기 수업의 첫날이었다. 강의 전, 레코드 샵에 가기 위해 생각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분명 얇게 입고 나갔는데도 해는 뜨거운 빛으로 나를 내리눌렀다. 한 발자국 떼기가 힘들었다.


홍대에 도착하고 도망치듯 들어간 레코드 샵, 처음에는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의 1집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이것저것 디깅(Digging)을 시작하고 있는데, 한국 바이닐이 있는 코너에서 갑자기 툭, 새소년이 튀어나왔다. 순간 나는 뭐에 홀린 듯이 카로 에메랄드를 포기하고 새소년 바이닐과 함께 계산대로 갔다.


새소년 LP가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밴드인지라 내가 가기도 전에 물량이 동나 있을 줄 알고 포기했었는데, 다행히 아직 물량이 남아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홍대 중에서도 평소 잘 다니지 않던 길로 걸어가면서 새소년의 앨범을 들었다. <여름깃> 앨범 이름에 깃들어 있는 분위기처럼 열대야에 듣기 좋은 곡들이 많았다. 특히 내 마음에 들었던 곡은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였다.


새소년,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눈을 뜬 오늘도 눈감을 일 없네
이 밤에 공기는 새로울 일 없네
아무도 눈뜨지 못하는 하늘에
여전히 하나는 저기 영롱하게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아침이 오면은 사라질걸 알면서
아지랑이 피어오던 그 어느 밤에 앉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꿈을 그려요

모르는 척 눈감을 수 없었던 건
나를 마주쳤기 때문이야
모르는 척 눈감을 수 없었던 건
너를 마주쳤기 때문이야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아침이 오면은 사라질걸 알면서
아지랑이 피어오던 그 어느 밤에 앉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꿈을 그려요

새소년, '나는 새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가사가 굉장히 시적이다. 가사 만으로는 이 감정들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황소윤의 목소리와 함께 들으면 그 감정이 마음속에 몽글몽글 맺힌다. 쓸쓸한 목소리가 여름 새벽바람처럼 마음을 쓸고 간다.




네이버 뮤직에 올라온 공식 아티스트 소개를 보면 새소년은 황소윤(기타, 보컬), 문팬시(베이스), 강토(드럼)로 구성된 삼인조 밴드다. 2015년 베이스를 치던 김푸른하늘의 자리에 문팬시가 들어오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새소년

완전체를 갖춘 새소년은 반년도 지나지 않아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 루키>, <신한 카드 펜타 루키즈 결선> 등 유명한 루키 프로그램들을 휩쓸며 사람들의 귀에 들어앉았다. 어느 한 장르로 귀속되어 활동하지 않고 다채로운 장르들을 자유롭게 넘나 든다. 말 그대로 새 같은 자유로움을 지닌 밴드다.


새소년

밴드명의 새소년은 1964년 창간된 어린이 교양잡지인 <새소년>에서 따왔지만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새'가 좋아서 택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앞으로도 더욱 자유롭게 다양한 노래들을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제목의 'Born to be Rockstar'는 새소년을 접한 사람들이 붙여준 수식어로, 본인들은 그런 것보다는 신인이라는 이유에서 '코딱지'밴드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먼데이 프로젝트 아티스트 인터뷰 중>




새소년 첫번째 EP앨범. 구성품이 풍족하다.

이번에 나온 EP앨범 바이닐 버전의 경우에는 구성품이 좋다. 바이닐을 담을 수 있는 가방을 포함해서 바이닐 컬러도 블루로 나왔다. 여름에 걸맞은 시원한 색들로 이루어져 있다. 앨범 커버도 거추장스럽지 않고 딱 타이핑만 되어있고 뒷면에는 음악 리스트가 적혀있다. 이너 슬리브 또한 간단하게 트랙 넘버와 가사가 적혀있다.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보기에도 좋다.


이너 슬리브, 곡의 가사들이 적혀있다.

 





글쓴이 / 하고(HAGO) / 前 음악 듣는 기린

소개    / Crate Digger, 어쩌다가 LP의 매력에 빠져버려서 모으기 시작한 게 취미가 되어, 블로그와 브런치를 오가며 음악을 소개해 주는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후에 개개인의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들만 골라서 소개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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