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문제를 풀며 한 생각
고장 난 바이올린을 타면 깐따삐야에 간다 _18
A라는 생각, B라는 생각, C라는 생각, D라는 생각....
수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사라지고, 떠오르고 사라집니다.
생각은 얼마든지 떠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생각은 좋고 어떤 생각은 나쁘다 할 것도 없습니다. 그저 A, B, C, D, E, F...일 뿐.
하지만 (수학에 비유하자면) 모든 생각 앞에는 각기 다른 계수가 있습니다. 그냥 A라는 생각일 뿐이지만 '사실이다', 혹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에 따라 나름의 계수가 붙는 거지요. 5A, 10B, 30C 처럼 말이지요. 계수가 작은 생각들은 날려보내는 것이 비교적 쉽고 인생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만 계수가 큰 생각들일수록 값이 커지니 날아가기도 힘들고 영향도 커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돈이라는 개념자체가 A라면 어떤 사람은 돈에 대해 10A만큼 중요하다고 여기고 어떤 사람은 100A만큼 중요하겠지요. 길에서 누군가 모르고 내 어깨를 치고 가도(B) 어떤 사람은 30B가 되어 나를 무시한 건 아닌지, 나를 때렸다며 불같이 화를 냅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개인의 특정 경험, 환경, 신념, 트라우마에 따라 A라는 개념에 여러가지가 더 복잡하게 달라 붙기도 합니다. 제곱이 붙기도 하고 마이너스가 붙기도 하고 어떤 상수항이 붙기도 해요. 20(A²+2), ㅡ10(A+3)², (10A+1)³처럼. 그리고 덧붙인 식 자체가 나도 모르게 A 에서 A' 가 되어 사람마다 다른 공식을 가지게 됩니다. 식이 다르니 값도 다를 수 밖에요. 서로 다른 식으로 도출한 결과값을 가지고 내가 맞다, 니가 틀렸다 싸우기 일수입니다.
A에 대해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식이 곧 내가 A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프레임 혹은 상입니다. 그래서 A를 A 자체로 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A에 절대불변의 1(나)를 계수로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A=1A). 하지만 계수라고 생각을 하지않습니다. 당연한 기본값이라 생각하기에 식이 어떤 형태이든 늘 1을 곱하기 해서 값은 그 식 자체가 됩니다. 생각이 곧 내가 됩니다. 괴로운 생각을 하면 나도 괴롭습니다.
어떤 생각 A, B, C, D 이던지 간에,
식이 얼마나 복잡하던지 간에 어떤 수를 계수로 할지는 자유이자 선택입니다. 1을 곱하는 것도 좋고 때에 따라 100을 곱해도 감당이 되고 즐거우면 문제될 게 없습니다.
단, 엄청나게 복잡하고 어려운 식이라도 0 이라는 수를 곱하면 모든 값이 0이 됩니다. 혹시 나를 괴롭히는 생각, 사로잡힌 생각이 있다면 곱하기 0의 찬스를 언제든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