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정 난 어미고양이가 두고 간 새끼냥이를 돌보고 있다.
가장 활달하던 아이였는데, 시름시름 앓더니 점점 에너지가 고갈되는 게 보였다. 이미 두 마리의 새끼를 고양이별로 보낸 터라, 이 아이마저 그렇게 떠나게 둘 수 없었다.
쌓인 피로 끝에 급히 낸 이틀간의 휴가는 고스란히 그 아이 치료에 쓰였다.
회복된 듯 보이던 고양이를 사무실에 두고 퇴근했다가, 다음 날 출근해 보니 바닥엔 피를 토한 흔적들이 있었다. 이미 며칠 병원치료를 받았는데, 더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다가도 회사 근처 병원을 다시 찾았다.
아이의 상태는 위중했고, 하루 정도 입원치료를 받아보기로 했다.
오늘 아이를 보러 간다.
어젯밤, 지친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호오포노포노 관련 책을 꺼내 들었다.
생각이 많아진 요즘, 자주 호오포노포노 정화를 하고 있지만, 어쩌면 뭔가 돌파구를 찾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픈 고양이를 만나고, 심적·경제적 부담과 책임감 속에서 부정적 감정에 매몰되는 이 모든 경험들이 정말 나와 무관할까?
내가 의도해 이런 상황을 만든 건 아니지만, 나의 어떤 잠재의식이 이 장면을 만나게 한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들.
그러다 문득, 지치고 아픈 내 몸이 떠올랐다.
힘든데도 해야 할 일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고, 그로 인해 점점 더 지치고 회복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다이어리와 캘린더엔 해야 할 일과 계획만 가득한데, 정작 나를 쉬게 하는 계획은 없었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지쳤으면서도, 쉼을 허락하지 못하고 계속 달리기만 하는 나. 그러니 나처럼 지치고 아픈 존재들을 계속 만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러다 문득 이런 마음이 들었다.
아, 내가 내 몸을 돌봐야겠다.
몰아부치지 말고, 쉬게 해주면서 회복해야겠다.
아깽이도, 나도,
지금은 지친 몸을 쉬며 회복해 가야 할 시기구나.
잘 지나가보자.
그래. 당분간은 나를 쉬게 하는 계획을 세워보자. 몰아부치지 말고,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말이다.
나도, 아깽이도 이번엔 잘 회복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