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처럼 느껴진 불안은, 내 마음이 보내는 구조 신호였을지도 모른다
매일 지나던 거리였다.
늘 지나치던 간판, 늘 보던 문장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날 아침
어떤 문장 하나가 불쑥 눈에 들어왔다.
그날따라 유독 선명했다.
그 문장이 마치,
앞으로 벌어질 일을 미리 알려주는 예언처럼 느껴졌다.
‘정말 그렇게 될지도 몰라.
아니, 어쩌면 이미 그렇게 정해진 걸지도 몰라.’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내 안의 두려움이 한 번에 터져 나오는 것 같았다.
그건 한 장의 간판이 아니라,
내 불안이 만들어낸 상징 같았다.
그 자리에 늘 있었을 문장인데,
왜 오늘, 왜 하필 지금 나에게 이렇게까지 박혔을까.
아마도 내 마음속 어딘가가 그 문장을 스스로 집어 올렸던 것 같다.
불안이 클수록, 감각은 예민해지고,
내 생각을 증명할 '징후'들을 끊임없이 찾아낸다.
그리곤 이내, 하나의 장면, 하나의 문장을 붙잡는다.
“봐, 내가 말했잖아. 정말 그렇게 될 거야.”
마치 나를 향하는 것 같은 예언에 숨죽여 벌벌 떨다가,
문득, 이게 뭘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봐도 지금의 나는 너무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이니까.
생각을 밀어내려 해도, 그 문장은 자꾸만 따라왔다.
마치 감정이 이끌고, 이성은 뒤따라가는 느낌이었다.
무엇이 이토록 나를 감정적이게 하는가.
이 감정이 나에게 말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과도한 두려움에 잠식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까?
“너 지금 너무 몰려 있어.
너무 벼랑 끝을 상상하고 있어.
잠깐 멈춰서, 나를 좀 들여다봐 줘.”
들여다봐주길 원하는 마음에도
내가 차마 그 심연을 마주볼 수 없는 것은
취약해져 있는 내가
내 삶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확인하지 말자.
지금은 그냥 걸어가 보자.”
두려움을 마주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너지는 건 아니다.
마주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나는 오늘도
이 두려움이라는 강을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