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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고집 Sep 14. 2024

진창의 물구덩이 속에서 춤춰라!

뉴필로소퍼 Vol.21

NewPhilosopher KOREA ; 몸이 마음에게-마음이 몸에게 Vol.21


이 잡지를 우연히 접하고 그동안 했던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슷한 내용을 다룬 다른 책들의 이야기도 함께 보며 내 생각들을 써 내려가 보니 생각이 더 뚜렷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잡지의 챕터 중 몇 개를 뽑아 다른 내용도 덧붙였다.

우선 뉴필로소퍼 소개부터 하자면!



홈페이지 소개글과 관련 인터뷰를 첨부한다.

NewPhilosopher.com is an independent publication devoted to exploring philosophical ideas from past and present thinkers on ways to live a more fulfilling life. Commentary on New Philosopher aims to guide readers into living a happier and freer mode of existence.

New Philosopher caters to those who have not studied philosophy, as well as philosophy students and academics. Our aim is to introduce philosophical ideas that challenge contemporary thought and conditioning. Are our thoughts and aspirations truly ours?

https://www.newphilosopher.com/about-us-2/


호주판 원고를 기본 틀로 하되 다소 산만한 주제를 분류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한국 필자를 찾는 게 편집장의 중요한 일이다. 그는 “(남성 패션지) GQ가 오래갈 수 있는 이유는 뻔한 이야기를 늘 다른 방식으로 전해서가 아닐까”라며 “영미권의 철학정신을 어떻게 한국에 소개하고 현지화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장슬기, “대안을 꿈꾸는 잡지 ‘우먼카인드’와 ‘뉴필로소퍼’”, 미디어오늘, 2018.09.04,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354





뉴필로소퍼 21호는 몸과 마음의 상관관계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제목 역시 '몸이 마음에게 - 마음이 몸에게'인 것 같다. 

해당 책을 접했을 당시 이러한 마음의 철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굉장히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있다. 

처음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던 서문을 공유한다.


- EDITOR’S LETTER
마음은 그렇지만 몸이 그렇지 못할 때, 혹은 몸은 그렇지만 마음이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자주 괴롭습니다. 결국 몸과 마음은 하나의 주인을 섬기는 공동의 존재가 아닐까요. 내밀한 그 둘의 관계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와 같은 구절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래서 마음이 괴로울 때 도리어 몸을 움직이고 몸이 아플 땐 마음을 어루만지는 식의 역발상이 도움이 될 때도 있는 것입니다. 육체와 정신이 각각의 조각으로 존재하지 않고 꼭 맞는 퍼즐의 총체로 존재할 때 비로소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ancing Woman, plate 187 from 'Animal Locomotion', 1887 (Eadweard Muybridge)

그럼, 더 자세히 들어가 보자!






무빙 사이클 Moving Cycle

'무빙 사이클'은 Christine Caldwell(신경 과학자)의 연구 주제. 

몸 중심 심리치료이며, 개인의 몸 상태를 신뢰하고 그에 맞춰 개인과 사회가 평생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뉴필로소퍼 발췌 中  

사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정신적 존재라는 인식이 잘못되었으며, 정체성은 육체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육체와 마음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관점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는 순간에는 언제나 하나를 다른 것보다 앞에 둔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우선순위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발췌 中  

그리하여 몸은 성장하는 존재이자 투쟁하는 존재로서 역사 속을 뚫고 나아간다. 그리고 정신은 몸에 대해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몸의 전투와 승리를 알려 주는 전령이며 몸의 동지이자 메아리 아닌가. 

정신이라는 좁은 섬에 안주하면서 저 바다의 정체는 무엇인가 하고 중얼거리지 말고, 곧장 배에 온몸을 던져 출렁이는 대양의 한가운데로 항해하라는 것이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의 내용도 함께 추가한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발췌 中  

첫째, 억지로라도 웃어라. 둘째, 이미 행복한 사람인 척 굴어라.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하버드 대학의 윌리엄 제임스 교수는 다음과 같이 썼다. “행동이 감정을 따르는 것 같지만 사실 행동과 감정은 같이 간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행동을 조절하면 직접적인 통제가 불가능한 감정도 간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행복을 찾는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다. 당신의 생각을 통제하면 된다. 행복은 외적 상황에 달려있지 않다. 행복은 내적 조건에 달려 있다.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당신의 행복을 결정한다.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본질적으로 좋고 나쁜 건 없다. 우리의 생각이 어떤 것을 좋거나 나쁜 것으로 만든다.”

철학자 엘버트 하버드의 현명한 충고를 꼼꼼히 읽어 보라. “문 밖에 나설 때마다 턱은 당기고 머리는 높이 세우고 가슴을 최대한 부풀려라. 햇살을 들이켜고, 미소로 친구들을 반기고, 영혼을 담아 악수를 나눠라.”


하고집씨의 첨언 : 

나는 “행복의 습관화”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 ‘행복’이라는 상태는 사람들이 결국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찾아 헤매는 상태적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복은 특정 순간에 몰려있고 나머지 날들은 또 찾아올 그 특정 순간을 위해 바쳐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와 같이 행복의 촉발점을 내 내부에서 발견하기 시작한다면 크고 작은 행복들을 전체적 일상에서 습관처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뉴필로소퍼 발췌 中  

어쨌든 인간은 늘 다른 곳을 꿈꾸지 않는가? 항상 인간은 지금 여기, 이 순간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잠을 자고 꿈을 꾸는 일도 마찬가지다. 본질적으로 이것은 나쁜 행동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의 경험에서 너무 자주 그리고 아주 많이 벗어나면, 자아는 균형을 잃고 만다. 정체성과 세상에 대한 경험도 편향될 수 있다. 한쪽으로 자기 강화가 일어나는데, 이것은 중독성이 있으므로 대단히 큰 문제다.

...

경험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한 좋은 연구들이 있다. 많은 경우 기억의 양과 질은 경험 횟수와 거의 일치한다. 나는 사람들이 자신과 타인, 세상에 관해 말하는 이야기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한다는 생각에 관심이 많다. 실제로 ‘서사 정체성’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것에 따르면 우리 모습(자아상, 자아 개념, 정체성 등)은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들로 형성된다. 즉 우리가 기억하고 간직하거나 억압하고 흘려보내는 생각 등이 모여 지금 우리의 모습을 이룬다.


하고집씨의 첨언 : 

내가 무기력에 허덕이던 지난날에도 잠을 정말 많이 자곤 했다. 나는 예전부터 잠을 자고 난 후 꿈을 많이 기억하곤 했는데, 내게 처한 현실이 너무 무겁게 느껴지고 그로부터 도피하고 싶을 때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잠을 잘 때면 현실과 관련한, 하지만 결코 문제상황은 포함하지 않은 초이상적인 꿈만 꾸게 되었다. 그로부터 행복감을 채우고, 눈을 떠 현실로 돌아오면 미뤄뒀던 중압감이 다시 아찔하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이는 곧 악순환으로 이뤄졌고 결국 하루의 대부분을 잠으로만 보냈던 때가 있었다.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라지만 어쨌든 나는 몇 달 전의 나에게 이제는 고마움의 감정을 느낀다. 거의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느껴지는 최근, 발 밑에 묻어있는 지난 늪의 흔적을 보며 잘 버텨냈다는 우쭈쭈적.. 대견한 감정이 든다. 그리고 크리스틴 콜드웰의 말처럼 힘들었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들어 지금으로선 그저 다행이라는 감정이다. 






몸에 유익하면 영혼에도 유익하다

    뉴필로소퍼 발췌 中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만 사유하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탁 트인 야외에서 걷고 뛰고 오르고, 인적이 드문 산이나 해변에서 춤추며 사유한다. 그런 곳에서는 길이 생각이 된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힘이 자라나고, 저항을 끝내 이겨낸 느낌이 바로 행복이다.” 니체는 여러모로 신체 운동에 집착했다. “최대한 적게 앉아 있으라. 야외에서 자유로이 움직이며 근육을 쓰는 상태에서 태동하지 않은 생각은 무엇도 믿지 말라.” 


Der akrobat, Wolfgang Lettl, 2002








심리 전술의 대가들

    뉴필로소퍼 발췌 中  

<천재 운동선수>라는 책에 미국프로농구 레이커스의 우승 주역이었던 코비 브라이언트의 말이 나온다. “경기에 몰입하면, 몰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자신감이 생긴다. 이거냐 저거냐 따지지 말고, 그냥 집중하는 거다! 그러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도 커진다. 따라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하며, 그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계속 집중하다 보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


하고집씨: 

또, 운동선수들이 이용하는 심리 전술로 ‘5-4-3-2-1 기법’을 소개한다. 이는 주체자가 현 상황에서 볼 수 있는 것 다섯 가지, 느낄 수 있는 것 네 가지, 들을 수 있는 것 세 가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 두 가지, 맛볼 수 있는 것 한 가지를 나열하는 것이다. 이 기법은 보물 찾기처럼 즉각적인 감각 체험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산란시키거나 부정적인 생각에 집착하지 않게 해 준다고 설명한다.


나 역시 이 기법에 대한 소개를 접하고 홋카이도 여행에서 활용했던 흔적이 있다. 

https://brunch.co.kr/@hagozip/12


하고집씨의 첨언 : 

나는 또한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인리히는 인간은 먹잇감보다 빨리 달리지 못해 장기적 목표를 좇도록 마음이 진화했다고 말한다. 또한 이를 위해 전략과 요령, 끈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이 이야기에 이동진 평론가와 스쿼시 팀 코치였던 폴 아시안테의 말을 덧붙이고자 한다. 먼저 이동진 평론가의 블로그 서문은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이다. 또한 폴 아시안테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워밍업을 하는 동안 머릿속으로 어떤 이야기도 쓰지 마라. 마음을 열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 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되고, 자신의 멋진 미래, 활기찬 생활을 꿈꾼다면 역설적으로 미래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최대한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자신을 그리고 또 그리게 되면 걱정과 불안은 수십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 최악을 상상하게 만든다. 때문에 있던 열정도 사라지기 십상이다. 현재를 열심히, 충실하게 사는 사람에게 미래가 없는 일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질 않는다. 결국 미래도 언젠가는 현실로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에 충실하게 마인드를 단련하는 방법으로 운동을 추천한다. 이는 내가 상담을 받을 적에 심리상담가 선생님께서도 추천해 주신 방법이다. 솔직히 조언으로써 들을 때에는 뻔하디 뻔한 말로 느껴졌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난 후 우연히 하천 옆을 달리게 되었을 때 느꼈다. 정말 잡념이 사라지고 내 가빠진 호흡과 잔뜩 힘이 들어간 다리, 상체에만 집중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들어와 몸을 씻고 나오니 머리통에서 뇌를 빼 세척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후부터 꾸준히 운동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절대! 운동의 목표를 세우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바디프로필을 찍는다거나 목표 체지방률을 정해두게 되면 그 또한 머리를 비우고 단련하는 과정이 아닌 하나의 목표로 다가와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운동을 놔버리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운동이 운동을 위한 운동이 된다면 별 소용이 없을 듯싶다. 운동은 수단이 되어야 한다. 정신과 육체를 포함한 전체적 나를 건강하게 만들 수단. (물론 그냥 운동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상관없는 이야기)





몸과 마음의 문제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 많고 우울하거나 무기력한 모두에게 이 잡지를 비롯해 참고한 이 책들을 추천하고 싶다. 


이하 추천 도서 

-       초록의 자세, 김로로 단상집

-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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