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카셀에서의 첫 러닝
오늘은 더 일찍일어난 아이 덕분에 아침이 부산스러웠다. 북적북적 시끄러웠을텐데 옆방의 처남은 잘 잤다. 아내도 일어나 세 가족이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아이의 아침 메뉴는 부지런한 아내가 챙겨온(내가 뭘 그런 것 까지 얼려서 싸오냐고 했던) 그 죽이었다. 다시한번 이야기 하지만, 아내의 선택은 200% 옳았다.
그리고 우리 셋은 아침 산책을 나갔다. 그냥 산책만 해도 기분이 좋은 도시 인 것 같다. 아내와 둘이 왔다면, 시내의 주요 관광 스팟을 벌써 다 찍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제 갔던 놀이터, 아니 공원으로 향했다. 여행은 모든 것이 아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아내는 유럽에만 오면 좀 더 부지런해지는 것 같다. 일찍일어나고 아침도 잘 챙겨먹는다. 좋다.
오늘은 주말이라 아이들이 좀 더 일찍 놀이터에 나와있었다. 아빠들과 어제 장난감을 빌려주셨던 할아버지랑 손자까지 아침부터 모두 바쁘다.
아이와 아내가 모래놀이를 하면서 놀 동안 나는 간단히 공원을 뛰어보기로 했다. 양말을 안신고 나와서 오래는 못뛰었지만 카셀에서 첫 러닝이었다. 이제 자전거만 좀 타보면 되겠다. 몇몇 뛰는 사람들이 있었고 깨끗하진 않았지만 공원에서의 러닝은 좋았다.
처남에게 점심은 단골 중식당에서 먹자고 문자를 보냈다. 아이도 씻고, 나도 간단히 샤워를하고 식당으로 나왔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처남이 아이 무등을 태워줬는데 너무 신나했다. 아빠는 힘들어서 자주 못태워주니 실컷타거라.
야외에 자리를 잡고 이것저것 주문을 했다. 유럽은 안쪽 테이블 보다는 바깥쪽 테이블이 더 좋다. 그리고 메뉴도 역시 외국에서 중식당은 틀리지 않는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고맙게 처남이 계산을 했다. 물론 출타중인 처제가 전화로 시킨 것 같았다. 밖에서 그냥 밥을 먹었을 뿐인데 이 일상같은 여행이 너무 즐겁다.
밥을 먹고 간단히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디저트로 먹었다. 그냥 날씨도 좋으니 이런 소소한 디저트도 너무 꿀같이 달콤했다. 아내는 먼저 들어가고 처남과 노천 까페에 앉아서 둘이 좀 더 이야기를 했다.
날씨가 더워서 좀 집에서 쉬고 어제 밤에 가봤던, 마을축제한는 곳으로 가보았다. 어제 저녁과는 완전 다른 분위기였다. 동네 아이들이 모두 나와있었다. 가족이 모두 즐길 수있는 그런 축제같았다. J도 덩달아 신이 났는지 자동차열차를 두 번이나 탔다. 아이들은 다 똑같나보다. 모두 즐거워한다. 하지만 왜인지 모를 가끔 우는 아이도 있었다.
트램을 타고 카셀 시내로 향했다 원래는 그림형제 박물관을 가보기로 했는데, J의 컨디션도있고 동선을 너무 타이트하게 가기 싫어서 그냥 저녁만 간단히 먹기로 했다. 그래도 커피를 마시러 스타벅스에는 들렸다. 들어가서 커피를 주문하고 재빨리 J의 기저귀도 갈아주었다. 밖에서는 역시 밴드형 기저귀를! 카셀 시내는 집 근처랑 다르게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있었다. 특히 터키 중동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분위기가 집 주변과는 많이 달랐다.
그리고 서점을 들렸다. 아내는 꼭 어느 도시를 가던 현지의 서점을 최대한 많이 들리는 편이다.
서점을 둘러보니 어느새 해가 떨어지고, 슬슬 배도 고파왔다. 처남이 학생시절에 단골로 자주 갔던 파스타 집을 추천해 주었다. 후루룩 후루룩 먹기 딱 좋은 그런 식당이었다. 해가 떨어지니 바람이 좀 차가워졌다. 아이를 재워야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은 여행속의 여행으로 근처 도시 암스테르담으로 가야하니 좀 일찍 짐을 싸고 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