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여행 속 작은 여행
오늘은 여행 중에 작은 여행가기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가는 날이다. 우리 셋은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트램을 타고 카셀 중앙역으로 향했다.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기분좋게 따라나왔지만, 막상 나오니 아이는 어리둥절하다. 그래도 엄마랑 아빠랑 요 몇일 하루종일 붙어 있어서 이 날도 기분은 역시나 좋았다. 다만 조금 졸릴 뿐이었다.
커피를 한잔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친절한 까페 아주머니가 아이에게 주라며 '베이비 카푸치노(사실은 따뜻한 우유)'를 한 잔 서비스로 주셨다. 아이는 몇 입 먹다가 말았지만 너무 고마웠다. 진짜 고마웠다.유럽에서 아이랑 다니니 특히 나이드신 분들은 모두 J를 너무 좋아해주었다. 동양에서 온 귀여운 여자아이(다들 여자아이인줄 알지만, J는 남자아이다)를 보니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틀 뒤에 간 암스테르담여행지인 잔스칸스에서도 J는 인기가 많았다. 이제와서 느낀거지만 인종차별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아침인데도 역에는 여행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카셀의 학교에서 단체로 캠프가 있는지 아이들이 저마다 큰 배낭을 메고 나와있었다.
아이가 저 나이쯤 되면 무작정 어디론가 보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을 하고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한 순간 갑자기 열차 플랫폼이 바껴서 하마터면 기차를 놓칠 뻔 했다. 승무원이 하노버 가는 거 아니냐며 빨리 저 기차를 타라고 알려주어서 겨우 차에 오를 수 있었다.
한 시간 가량 기차를 타고 하노버에서 암스테르담행 기차로 갈아탔다. 아이는 여전히 싱글벙글 기차를 너무 좋아했다. 이럴 땐 진짜 어디라도 데리고 다닐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번 여행에서 기차는 모두 일반좌석이 아니라 Family Cabin 으로 예약을 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10유로 정도 추가 요금을 지불하지만, 그 이상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아이와 함께라면 무조건 추천한다.
약 네 시간정도 기차를 타고가는데 창밖 풍경이 진짜 너무 이뻤다. 그리고 난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 혼자서. 암스테르담 행 기차로 갈아타고 엄마와 아이는 잠이 들어버렸다.
J는 자다 일어나도 컨디션이 좋았는지 사과를 하나 손에 들고 창밖을 구경하기도하고, 복도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지루할만도 한데 지차, 치치 거리면서 기차타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비행기도 기차도 잘타는 J가 너무 기특하기도 했고, 나도 오랜만에 타는 기차가 너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