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기전에 즐기기
"얼음위에서 알씨카 하면 재밌을거 같지않아? 썰매도 타고 컵라면도 먹고 어때?"
"응, 나 하고 싶은데!"
"그럼 이따가 점심 먹고 아빠랑 나갈까?"
"그래 좋아."
이렇게 이번 주말도 나는 아이를 꼬셔서 밖으로 나간다. 이번 주는 여름에도 자주 갔던 집근처의 작은 계곡이 흐르는 곳이다. 지난 번에 혼자 답사를 다녀왔는데 그 작은 계곡이 꽁꽁 얼어있어서 천연 스케이트장이 되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알씨카를 챙겨서 빙판으로 돌진, 미끄러운 얼음때문에(당연하지만) 바퀴는 헛돌았지만 그래도 무척 재밌어했다. 나는 한편으로 내차는 빙판에서 잘 갈 수 있을까를 상상해본다.
배터리가 다 될때까지 신나게 갖고놀고 이번에는 썰매를 탈 차례이다.
RC도 썰매도 다 놀고 이번에는 얼음캐기를 시작한다. 말 그대로 빙판의 얼음을 캐는 놀이인데, 큰 조각으로라도 깨지면 대어라도 낚은것처럼 "아빠 이거 몇센티 정도야?" 라고 물어보고 혼자 좋아한다.
나는 이제 추워서 올라가서 컵라면의 따뜻한 국물이 간절한데, 얼음폭포 밑으로 탐험을 하러 가자고한다. 위에서 볼 때는 나름 아찔했는데, (나는 또 빙판에 미끌어져서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을...) 나무가지하나 들고 옆길로 터벅터벅 내려간다.
괜히 물에 나뭇가지도 담궈보고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빙벽쪽으로 걸어간다. 순간 미끄러지는 줄 알고 혼자 소리쳐 보지만, 살금살금 잘 걸어간다.
아이랑 둘이 다니다보면 그러면 안되지만 사고가 생기면 어쩌지 하면서 혼자 시뮬레이션을 많이 하게된다. 물에 빠져 신발이 젖으면 우선 엎고 차에 올라가서 신발과 양말을 벗기고 발을 담요로 닦고 핫팩을...아내한테 뭐라고 설명하지 등등. 하지만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는 않는다.
아이와 둘이서 또 나름의 겨울을 남겨본다. 이제 유툽보면서 라면먹으러가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