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있다.

아직.

by Miel

인사할 시간이 있다.

식탁에 마주 앉을 시간이 있다.

가벼운 농담으로 함께 웃을 시간이 있다.

아직은.


뱃심 없이 목으로만 겨우,

그 마저도 얼마 이어지지 않는,

낯선 웃음소리가 귀에 와 또렷이 박힌다.

이젠 이렇게 밖에 웃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처럼.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따뜻한 피가 흐르는, 소슬하고 부드러운,

당신의 손을 넌지시 잡아본다.


옆얼굴 위로 거무스름한 얼룩들이 선명하다.

눈두덩 아래가 잠시 바르르 떨린다.

잡고 있던 두 손 중 하나를 들어

당신의 보드라운 얼굴을 만진다.


애잔한 눈빛.

나에게 머물던 시선.

그 시선이 내게 옮겨왔다.

이제 내가 당신을 한동안 바라다본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이,

이토록,

이토록 아름다운 일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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