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에 대하여

평범이라는 말은 평범하지 않다

by 하영

평범하다.

평범하다는 뜻은 브런치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평범하다는 말의 뜻을 안다. 흔하고 튀는 것이 없다는 것. 우리는 그런 것을 평범하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종종 스스로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범인이라 칭하곤 한다.

그런데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흔하게 사용하던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는 때. 방금 전 나는 ‘평범’이라는 말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평범하다는 건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았다.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 보통. 그럼 보통은 뭐지?


명사;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음. 또는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


역시 내가 알고 있던 그 뜻 그대로다. 근데, 새삼스럽게 의문이 생긴다. 중간이 아닌 맨 위나 맨 아래는 뭐가 특별할까? 사실 위치일 뿐 아닌가? 뛰어난 것도 열등한 것도 그저 상태일 뿐이고, 결국 세상에 같은 것은 하나 없다. 그렇다면, 중간정도를 보통이라고, 평범하다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평범이라는 말은 성립하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저 혼란스러울 따름.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뛰어나다거나 열등하다, 특이하다, 특별하다는 단어가 아닌 평범하다는 단어에 꽂혔다. 그 자체만으로 평범하다는 단어는 평범함을 잃은 게 아닐까.


어쩌면 우리도 그럴지 모르겠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너무도 달라서 결코 평범함이라는 단어로 가둘 수 없는 존재. 그래서 평범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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