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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마 Oct 31. 2023

12 미라클베드타임, 왜 하냐면요

테이크루트 김연수 대표님 웨비나 후기



당신의 육아 온도는 몇 도인가요?


 엄마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기억이 몇 가지 있다. 엄마가 무릎 위에 나를 눕혀놓고 귀를 조물조물 만져주다가 귀이개로 귀를 청소해 주던 것이 그중 하나이다. 간질간질하다가 시원하고, 편안하면서도 약간 무섭기도 했던 그  오묘한 감정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내 몸 중 가장 연약한 내부를 내보이며, 커다란 무릎에 기대어 있던 그때. 나는 그 시간을 엄마에게 받았던 사랑이라고 기억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나의 아이들은 소소한 일상에서 내 사랑을 기억할지 모른다. 나는 멋진 여행지에 아이들을 데려가고, 사진을 찍어주며 견문을 넓혀가길 바랐지만, 정작 아이는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상의 한 구석에서 나를 기억하게 되는 게 아닐까. 그러면 아이와 내가 보내는 일상의 모습은 어떨까? 내가 아이에게 보내는 사랑의 온도는 몇 도나 될까?



잔소리 없이 건강한 루틴을 만드는 핵심,

그것은 엄마의 말온도

 

  미타임캠퍼스의 김연수 대표님의 <건강한 성장의 시작, 미라클 베드타임> 웨비나의 소개글을 읽고, 나는 이미 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라고 자만했다. '아이를 정해진 시간에 충분히 재우는 단순한 루틴을 통해 아이의 건강한 정서와 자기 주도력은 물론 엄마 삶의 만족도를 높이세요!'라니. 아들이 정해진 시간에 오디오북을 듣다가 스스로 자게 연습해 온 나는 이미 잘하고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둘째를 출산하기 전에 '수면독립'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이 전에는 내가 책을 오랫동안 읽어주다가 아들 옆에 같이 누워서 재워줬지만, 둘째가 태어나고 나면 그럴 여유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확한 시간에 알람이 울리면 자동으로 아들이 오디오북을 한 시간 정도 혼자 듣다가 스스로 잠들게끔 천천히 연습을 했다. 아들이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내 자유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번 웨비나를 듣고 내가 간과했던 부분을 알게 됐다. 루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루틴이 반복되는 집 안 분위기의 온도가 따뜻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아이가 엄마의 지시에 따르게 하는 방법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상벌제도를 이용하거나, 잔소리를 하거나, 더 나아가면 화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때 집 안의 온도는 급격히 내려간다. 김연수 대표님은 엄마가 '따뜻한 말온도'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아이와 행복한 루틴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 경험에서 우러나온 에피소드들을 통해 알려주셨다. 


좋은 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공통적인 습관이 있다.
   

  김연수 대표님은 미라클베드타임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셨다. 좋은 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2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첫째, 정해진 시간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취침 습관. 둘째,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 매일 반복하는 습관. '미라클베드타임'이란 이런 두 가지 공통점을 아이가 체득할 수 있도록, 정해진 시간에 충분히 재우는 단순한 루틴으로 아이의 건강한 정서와 자기 주도력을 높일 수 있는 육아방법이다.


잠자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대화법이 따로 있다.

 

 미라클베드타임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가 자야 하는 총 수면 시간, 기상과 취침 시각을 정해야 한다. 김연수 대표님은 이 루틴을 결정할 때 아이와 열린 대화를 통해 같이 정해보라고 하셨다. 아이가 커갈수록 "숙제했어? 양치했어?"와 같은 단답형 답을 하는 닫힌 대화보다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열린 대화가 중요하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와 같이 아이가 스스로 답을 생각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대화를 하면서 칭찬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칭찬보다는 지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자녀와 부모의 사이가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작은 성공을 했을 때도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줘서 아이가 스스로 루틴을 실행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또 하나의 팁! 아이가 유아기라면 스마트기기를 활용해서 알람 사운드를 스스로 설정하게 해 보는 것도 좋다. 그러고 보면 나의 아들도 AI스피커에 자기 목소리를 인식시켜 주었을 때 아주 신나 했었던 것 같다. 스스로 정한 알람을 듣고 잠자리에 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저녁 루틴을 만들자!


 미라클베드타임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저녁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식사와 취침 시간을 고정해 두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한 뒤 그것을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이 저녁 루틴이다. 김연수 대표님은 일찍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서는 저녁밥을 일찍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대표님 댁에서도 아이들은 5시 20분경에 저녁 식사를 하고, 남편은 7시 30분에 따로 저녁 식사를 하신다고 한다. 가족이 모두 모여서 저녁을 먹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저녁 루틴을 위해서는 저녁을 일찍 따로 먹이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다.


 저녁을 일찍 먹은 후에는 아이들이 거실 공부를 하게 하는 것이 아이 공부 정서에 좋다고 한다. 엄마가 눈에 보이는 곳에서 공부를 하면 아이들이 더 밝은 분위기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 남편이 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서 저녁 시간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저녁 루틴이다.

 

 이렇게 일찍 잠을 잔 아이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저녁의 5분과 아침의 5분은 생산성에 있어서 차이가 크다. 저녁 시간을 아이들과 집중적으로 잘 활용한 후에 이른 기상을 하면 저녁보다 훨씬 여유롭고 생산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학교 가기 전에 간단하게 운동을 한다든지, 독서를 한다는 지 하는 우리 집 만의 아침 루틴까지 만들 수 있다.


행복하게 잠드나요?


 육아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있다. 아이가 잠들기 전 10분이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김연수 대표님은 아이를 일찍 자게 하지만, 행복하게 아이가 잠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그리러기 위해 'S.M.A.R.T'라는 이름의 자기 전 루틴 5가지를 소개해 주셨다. 자기 전에 5가지나 해야 한다고 하면 너무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아주 간단하게 15분 내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엄마가 반복해서 해주면 아이들은 엄마의 사랑과 지지를 오감으로 느끼며 행복하게 잠들 수 있다.   


Skinship 마사지
자기 전에 아이에게 마사지를 해주는 것은 몸으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혹시 만지는 것에 예민한 아이가 있다면 등을 긁어주는 것도 좋다.

Music 음악
자기 전에 가사 없는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아이들 정서에 좋다. 곡 제목만 듣고 작곡가의 감정 느끼기, 음악에 스토리 붙여서 들려주기 놀이도 좋다.

Affirmation 긍정확인
자기 전에 아이에게 세줄일기를 쓰게 한다. 세줄일기란, 안 좋았던 일/좋았던 일/내일의 목표를 각 한 줄씩 집중해서 쓰는 것이다. 취침 직전에 하면 서로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Reading 책 읽기
아이에게 책을 직접 읽어주는 것이다. 이때 책은 아이가 원하는 책을 읽게 해주는 것이 좋다.

Time machine 내일준비
타임머신을 타고 내일이 된 것처럼 내일 입을 옷, 가방을 미리 챙겨 두는 것이다. 미리 준비해 두면 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잠들 수 있다.


엄마의 미라클 모닝은?


 마지막으로 김연수 대표님은 아이의 미라클베드타임을 통해 엄마의 미라클 모닝을 해보라고 말씀하셨다. 밤에는 아이와 함께 일찍 잠이 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엄마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엄마가 당장 시급하게 오늘 해야 하는 일은 아주 많지만, 아침에는 그것보다는 5년 뒤 내 꿈을 위해 해야 할 일을 먼저 해야 한다. 삶의 중요한 일에 매일 시간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엄마의 감정루틴을 만들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눈 뜨자마자 내게 해주는 말, 매일 아침 아이에게 해주는 말, 운전대를 잡으면서 하는 말, 현관문을 열기 전에 하는 말들을 미리 정해두고 그것을 반복해서 실행하면 긍정적인 감정루틴을 만들 수 있다. 벽돌을 쌓듯이 견고하게 쌓인 엄마의 루틴 파워는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되게 된다.  



Epilogue : 이제야 깨닫는 엄마에 대한 고마움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지금 부모님은 퇴직하시고 호주를 2달째 자유여행을 하고 계신다. 평생 열심히 살아오신 덕분에 퇴직 후 누구보다 행복하게 지내고 계신 듯하다. 내가 어릴 때는 맞벌이하는 부모님이 항상 바쁘셨다. 엄마는 아빠와 똑같이 일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하셨지만, 퇴근을 해서도 나와 남동생의 전반적인 생활 규칙, 학습관리는 엄마의 몫이었다.


  tv는 6시까지만 보기, 숙제는 낮에 알아서 하고, 엄마는 다음날 아침에 검사만 하는 것, 새벽에 수영과 검도를 배우게 하는 것 모두 엄마가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들이다. 당시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과 저녁 드라마를 못 보는 것이 너무 답답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평생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기본 생활 습관이 그때부터 길러진 것이다.


 아침에 큰 소리 내지 않고 내 다리를 주물러 주며 '피곤하지?' 하며 나를 깨우시던 우리 엄마. 자기 전에 항상 내 침대에 들러서 안아주고 가던 엄마. 항상 받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더 주지 않았다고 떼를 쓰는 못난 딸이지만, 내 아이를 키우며 다시 기억해 보는 우리 엄마는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따뜻한 말온도'를 실천하고 계시던 분이었다.  


 미라클베드타임을 이미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이번 웨비나를 통해 미라클베드타임의 목적을 다시금 깨달았다. 미라클베드타임의 목적은 아이를 일찍 재우고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게 하는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따뜻한 가정의 온도를 채우는 것에 있다. 나는 그 동안 목적과 방법을 헷갈려 루틴의 수행만 강조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엄마가 걸어간 발자국 위에 가만히 내 신발을 대어 본다. 그리고 우리 집을 따뜻하게 가꿔나가 보자 하며, 가볍게 오늘 하루를 걸어 나갈 테다.


우리 집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보이는 곳에 둔, 나의 감정루틴 한 조각. 나가기 전에 위에 문장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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