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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핏자 Dec 07. 2021

웰컴 키트 프로젝트 제작 과정_2

핏자'의 첫 번째 웰컴 키트_fittza flant kit

보통 일을 하다 보면 마감일이 정해져 있지 않을 경우 일들이 한없이 늘어지기 마련인데, 이번 프로젝트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마감일이 아주 빠듯하게 세워지면서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실제 제품까지 나와야 하는 기간은 딱 3주.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은 제로.


우리는 재빠르게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조금은 느슨해졌던 공기에서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앞으로의 내용은 우리가 프로젝트를 무사히 완료하면서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기록물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프로젝트 미션 정하기


이번 프로젝트에서 해결해야 할 미션은 우리 서비스 '핏자'의 타깃이 재미있게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키트를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몇 가지 핵심 키를 정의했다. 먼저 첫째는 다양한 작업공간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 모두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식물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두 번째는 단순히 식물이 담긴 패키지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참여가 일어나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는 외관뿐만 아니라 전달하는 의미까지 모두 핏자의 모습을 담고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핵심 키를 정의 내렸다. 



아이디어 수집하기 


기존 텀블벅에서 진행했던 잉크통 반려식물 키트는 식물보다는 지역을 나타낼 수 있는 이미지를 화분에 나타내면서 그와 관련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더 집중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수목원에서 진행하는 간담회에 참여하면서 식물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고, 생각보다 더 다양한 아이템들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완제품으로 이루어진 식물과 화분 판매부터 작은 단위의 씨앗 판매까지 많은 아이템들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서 우리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식물을 조금 더 넓은 범위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세종시에 위치해있어 서울에서 활동하는 우리들에게는 간담회를 참여하기 위해 하루를 몽땅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참여하지 않을까도 고민을 했었는데, 역시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으라는 말처럼 이번 간담회도 우리의 작업 속도를 훨씬 빠르게 만들어주는 발판이 되었다. 


간담회 참여 뒤 우리는 어느 정도 아이디어 도출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우리가 정리한 아이디어를 분석해보자면, 


- 꼭 식물이 아니어도 된다. (씨앗, 토분, 식물 포스터 등 방법은 다양하다)

- 키트는 아직 많은 상품군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일품으로 된 식물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키트 형태로 된   상품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다.)

- 피자에는 여러 재료들이 들어간다. (아이템 '핏자'인 만큼 피자에 들어가는 토핑들을 활용하고 싶었다.)


아이디어 정리하기


어느 정도 도출이 된 아이디어를 하나의 아이템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 과정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과정이었다. 수목원에서 본 아이템 중에 시드 볼이라는 재밌는 아이템을 발견했고, 우리는 그것을 활용하고 싶었다. 시드 볼이란, 씨앗의 발아를 돕기 위해 배양토를 압축하여 볼 형태로 만든 후 그 안에 씨앗들을 숨겨놓는 형태였다. 외국에서도 시드 밤, 시드 볼 등 이미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었고, 실제로 학교 수업시간에서 체험학습으로 많이 진행하고 있는 아이템이었다. 

식물의 형태가 결정이 났으니 이제 어떤 씨앗을 이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이 시작되었다. 피자에 들어가는 재료는 토마토, 올리브, 바질, 루꼴라 등이 있었고 피클로 절여먹을 수 있는 오이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소요됐는데, 단순히 토마토, 바질, 루꼴라로 키트를 구성하자니 너무 샐러드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올리브를 포함하자니 올리브는 나무이기 때문에 발아 과정이 길고, 열매 가격이 높아한 화분에 키울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만약 올리브를 포함한다면 키트 구성을 여러 종류의 식물을 심을 화분으로 구성을 해야 했다. 그래서 씨앗은 대략적으로 4종을 선정하고, 우리는 먼저 패키지를 기획하기로 결심했다.


본격적인 디자인 시작


드디어 우리가 제일 잘하고, 신나 하는 과정이 나타났다. 어떤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도출하는 이 과정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점이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가장 큰 자긍심을 느끼는 부분이다. 

패키지 디자인이 떠올랐던 맛있었던 시간

패키지는 '피자를 담을 수 있으면 좋겠어'라는 아이디어로 피자 박스를 구상했다. 처음에는 조각피자들이 모여 하나의 큰 피자를 이룬다는 초기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그 패키지는 키트를 담기에는 너무 작은 사이즈였고, 실제로 발품을 팔면서 알아본 결과 대량 제작만이 가능한 패키지였다. 

결국 우리는 제일 작은 원형 피자를 담을 수 있는 패키지를 찾았다. 프로젝트를 위해 준비한 예산이 많지 않은 터라 '단가 절감'을 위해서 디자인 시작 전 기존 패키지를 활용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물론 이 패키지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자 위에 실크스크린을 하며 추가 제작 비용이 들어갈 테지만, 우리 스스로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만들었고 디자인을 하면서 최소한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하였다.(ㅎㅎ) 

(이를테면, 패키지는 기성품을 쓰되 실크스크린 인쇄로 우리의 자존심을 살리고 다른 지류에 진심을 다하자!라는 자체 의미부여인 것이다.)


패키지에 들어가는 일러스트와 디자인은 더 빠르고 확실한 결정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통을 하면서 진행하였다. 어떤 디자인이 나을지 긴가민가해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었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왼쪽 카드에 투표를 해주셨고 우리는 빠르게 진행을 할 수 있었다.



발품 팔기


업체와의 많은 계약을 해본 적이 업던 터라, 우리는 시작부터 발품을 팔아야 했다. 무작정 을지로에 찾아가서 가게마다 마음에 드는 패키지가 있는지 여쭤보기도 하고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흥정을 하면서 정해진 예산을 맞췄다. 하필이면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기간이 추석과 겹쳐 있어 쉽게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정말 몇 날 며칠 동안 정말 많은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패키지들을 찾아내었고, 무사히 날짜에 맞춰 제작할 수 있었다.  


박스 패키지를 구매하고 실크스크린을 하러 직접 이고 지고 가는 중
발품 팔며 알아낸 을지로의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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