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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겨움 Nov 13. 2019

여행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것

[마음준비] 내가 안전하게 여행해야 하는 이유

1. 저 떠나요. 9월에


"저 떠나요. 9월에."


6개월 동안의 여행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내게 아예 가서 안 오는 것 아니냐며, 진짜 부럽다고 하거나, 왜 가냐고 물어보거나 각계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어느 순간부터 저 말은 내 대사가 되었다.

여행을 간다고 하면 한국에도 좋은 곳이 많은데 왜 가냐며,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여행을 왜 고생해서 꼭 가려고 하냐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다. 처음에는 그들을 설득하고 싶었지만 나중에는 그냥 웃고 말았다. 그냥 다른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새로운 것이, 낯섦이 끊임없이 필요한 사람. 낯설고 불편한 환경 속에서 쾌감을 느끼는(?) 종류의 사람인 것이다.



네. 저는 끙끙 앓는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2. 감똥으로 시작해서 감똥으로 끝난 이야기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내가 인간관계가 좋은지 몰랐다.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추구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는데, 여행을 앞두니 너무 많은 모임이 생겼다. 결국 여행을 앞두고 일주인 전에는 다른 약속을 잡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여행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타인 없이는 내가 없다,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 시작한 여행이지만 알고 있다. 내 옆에 어떤 사람이 있는가에 따라서 나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곁에 두는 사람은 중요하다. 여행을 가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단 한 명도 나를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필요한 것을 묻고, 나와 함께 꿈꿔주었던 소중한 사람들, 영원히 함께해야지.

결국, 사람임을 깨닫는다. 분수에 넘치는 선물과 응원에 내 여행이 점점 무거워진다.
다시 한번 읊조린다. 그리고, 길을 나선다.
사람이 사는 향기를 맡고, 사람들이 사는 공간의 중심에 서 있으려 노력해야지.

내 여행에 마음을 쓰고 함께 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그대들 없이는 내가 감히 이 여행을 고집대로 밀고 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결국, 결국은..



친한 K언니가 비상금으로 준 20파운드와 값을 매길 수 없는 손편지.


마케팅 스터디 모임 이없스 엠추위분들이 준비해준 서프라이즈 선물.ㅠ.ㅠ


내 아픈 손가락, Amy가 보내준 크록스 신발. 남미에서 잘 신으마~


거래처 과장님이 제주도에서 사다 준 캔들


내 사랑 짝꿍 과장님의 소중한 선물.


중남미가 위험하다며 후추 뿌리개까지 선물해준 자상한 그랫오빠!!!


내가 너무 예뻐하는 옆짝꿍 주임님의 센스 돋는 선물과 손편지. 예쁘기도 하지. 입냄새 없는 여행자가 될게.
사랑하는 팀원들이 해 준 선물과, 내 인생 제일 예쁜 조개 카드 ♡


(생각지도 못한) 전무님이 주신 'Emergency Kit', 진짜 급할 때 열어보려고 아직 미개봉 상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안전하게 여행하고 돌아오겠습니다.

사랑해주고 응원해 준 사람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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