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겨움 Jun 30. 2020

넌 결혼하지 마.

결혼한 친구들은 말한다. 지들은 한 주제에.

갖지 못한 것을 원하면서 살도록 만들어진 존재가 인간인가 보다. 결혼을 아직 안 한 나는 이미 결혼을 해서 자신만의 가정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있고, 친구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의 영역을 지키며 사는 자유분방한 삶을 부러워한다. 


"아 나도 연애하고 싶다."


요새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결혼을 하면 설렐 일들이 없어서 아줌마들이 그렇게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라고, 이제야 중년 아줌마의 마음이 이해된단다. 한 친구는 이렇게 예쁘게 하고 밖에 나왔는데 집에 가봤자 있는 건 남편이라며 투지를 상실한 군인처럼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되었다. 


연애가 얼마나 고단하고 힘든 것인데, 평생 내 짝 하나를 찾기 위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나를 보여주고 설득하고 이해받으려 노력하고, 노력했는데도 안되면 헤어지고 울며 견디는 시간들을 보내야 하고. 효율성을 따진다면 가장 성과창출이 낮은 노동, '연애'.  내 유부녀 친구들은 이미 겪을 때로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듀근듀근대는 그 설렘이 몹시도 그리운 가보다.


물론,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부부로 사는 것이 완성된 삶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 함께 사는 것이 혼자 사는 것보다 더 외롭고 고독할 때가 많으니까.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초인적인 힘이 필요한 거니까. 


그래도 같이 손잡고 걸어갈 '내 편'이 필요하다. 결혼이라는 제도로 묶이지 않아도 된다. 엉금엉금 늙어서 지쳐 걸어갈 어느 내 인생의 지점에 '넌 참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고, 내가 옆에서 다 봤다고' 말해 줄 수 있는 동지가 필요하다. 뜨끈뜨끈한 사랑이 아니라 얽기섥기 묶여 있는 의리 가득한 사이면 좋겠다. 


"겨움아, 넌 결혼하지 마."


얼마 전 또 다른 친구가 남편 흉을 보면서 말했다. 결혼한 지지배들끼리 연맹이라도 맺었나, 나만이라도 결혼을 안 했으면 좋겠단다. 자기들의 희망이라나 뭐라나, 그러다 남편이랑 나랑 택하라고 하면 남편 택해야 하는 것들이... 나 아프면 간간이 보러 올 꺼면서... 



친구들아, 반복해서 말하지 않아도

결혼 못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라. 


지금 당장 낯선 남자에게 설렘을 느껴도 상관없는

나는 너희들의 마지막 희망,

솔로.


이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오롯이 만끽하리라.

#기대해











매거진의 이전글 잊지못할 이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