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재택, 첫째 주 - 재택근무는 '문화의 변화'를 의미한다
(Photo : COVID-19)
# 코로나 19로 국가 전체가 재난 상황
2월 23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19로 인한 국가 재난 상황에 대해서 심각도를 한 단계 격상시킨다. 내일 출근 준비차 메일을 보고 있는데 늦은 시간, Enterprise 본부 부사장님 이메일이 들어온다.
코로나 19로 나라 전체의 재난 상황이 격상됨에 따라 '재택을 권고한다'는 메시지다. 본부장 직접 주관하는 월요일 회의부터 각 부서의 Weekly Meeting 등 여러 회의를 가급적 재택 하면서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라는 내용이다.
같은 날 아이들 학교, 초 중 고등학교에서 방학이 연기되었다는 문자가 전해져 온다. 아이들한테 이야기하니 신기한 마음 반, 환영하는 마음 반으로 흥분에 들떠 잠을 못 자겠다 한다. 다시 또 방학이니 두 아이들 모두 신기해하며 재밌는 구경거리라도 만난 양 들떠 시끄럽다.
# 첫 주 가이드 : 재택 recommend + Teams (Microosft 화상회의 플랫폼) 필수
일요일 밤 본부의 부사장님께서 직접 쓰신 메일에서 뭔가 다급함이 느껴진다. 아마도 방금 사장님 이하 임원회의에서 결정되어 그 내용을 빠르게 전달하는 듯한 느낌!
대한 미국 정부가 코로나 19 사태의 심각성을 한 단계 격상시킴에 따라 전사 직원들도 재택을 권고하는 메일이다. 그 메일에 이어서 내일 월요일 오전 줄줄이 잡혀있던 회의가 Teams (Microsoft의 협업 플랫폼인 O365중 하나로, 화상회의 상품) 컨퍼런스콜로 전환한다. 대부분 부서장 혹은 팀장들인 회의 주관자들이 회사의 '재택 권고안'을 전하며, 가이드에 따라 Outlook에서 회의실을 빼고, Teams Meeting을 추가한다.
# 재택의 효율성은 시스템이 받쳐줘야 나온다!
덕분에 출근하지 않는 월요일 오전은 참 낯설다! 낯선 건 낯 선거고 실체는 Forecast Report와 회의록 등을 직접 공유하면서 어느 때보다 침착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출퇴근 시간이 사실상 필요 없고, 중간에 Interrupt 도 없으니 좀 더 집중되는 분위기도 있다. 회의를 마치고 회의록이 다른 때보다 빠르게 공유되는 등 분명 효율적인 부분들이 느껴진다.
우리 회사의 경우 워낙 Global IT 회사로 본사, 아시아 리전 등 다른 나라와 컨퍼런스 콜이 평소 생활화되어 있다. 게다가 '스마트워크'로 유명한 설루션, O365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직접 만들고 판매하다 보니 우리 자체가 직접 선행해서 사용하고 문화를 만들어왔다.
# 재택근무는 '문화의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 회사가 선행하고 있다는 그 '문화'라 함은 언제 어디서든 접속을 보장해주고 요구된 시간에 어떤 형태든 미션을 다 하면 허용되는 분위기를 말한다. 영업에겐 숫자일 것이요, 엔지니어에겐 기술적인 수행이고, 또 Finance 에게는 Forecast 하는 일일 것이다.
각자 다른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가지고 회의에는 직접 참석해도 좋고, 원격 참석도 당연히 허용된다. 월요일 아침 멀리서 오는 친구들은 출근하면서 원격 접속해서 미팅을 시작하고 조금 늦게 회의실로 조인하는 게 일상이기도 하다.
심지어 상황이 여력이 않을 때는 사전에 메일을 통해서 관련 내용을 미리 업데이트만 하면 충분히 허용 가능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회의에는, 외부 접속을 고려해서 Teams를 걸어서 보내는 게 통용되는 예의가 된 지 오래다. 재택이나 외부 접속 상황을 고려해서 Teams에는 뒷 배경을 흐리게 하는 기능도 내재되어 있는 건 이런 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다.
코로나 이후 또 한 번 바뀐 문화는, 누구라 할 것 없이 100% 컨퍼런스 콜로만 참석한다. 기본적으로 화면을 공유하고 다 같이 보면서 협의하고,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동시 편집해서 하나의 문서를 실시간 완성해간다. 상당 부분 더욱 효율적이고 심플해졌다. 심지어 점심도 가까이서 후딱 해치울 수 있으니 일로만 보면, 효율성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일주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재택근무' 문화를 경험한다.
# 재밌는 문화 이야기 I & II
우리 회사 문화를 대변하는 우스개 소리가 많다. 그중 '스마트 워크' 관련해서는 농담 같은 이야기가 많다. 팀장님은 늘 팀원들이 어디 있는지? 일은 하는지? 궁금하시다! 그러나 스마트워크를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만큼 이 부분 관련해서 일명 '금기어'가 있다. "너 어디니?" "팀장님 어디세요?" 헐 ㅠㅠ
또 하나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영업팀의 경우 주간회의가 Forecast 즉 매출 목표와 대비 성과 예상치를 보고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회사가 부산에 지사를 두고 있었다. 영남 전역을 커버하는지라 부산을 거점으로 창원 대구는 물론 거제도까지 먼 이동이 잦다.
그러다 보니 영남지사팀은 월요일 주간회의는 당연히 Teams로 참여한다. 영남지사 영업이 당시 제조팀, 우리 팀이었는데 꼭 숫자 이야기할 때는 "안 들려요~" "뭐라고요?" "어! 이동 중이라 어어 끊겨요" 일색이다 ^^ 옆에서 보고 있던 같은 영업으로, 너무너무 부러워했던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