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튀르키예 여행 18.

18. 마지막 여행지, 이스탄불로.

by 모루


부지런히 준비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다.


무사히 안탈리아 공항에 도착…한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수하물 체크를 하다가 배낭에 넣은 양념이 터진 것을 발견했다. 일사불란하게 모든 물건들을 죄다 꺼내 한 번씩 닦은 후 짐을 다시 꾸렸다.


아이가 안탈리아에 있는 동안 모기한테 많이 물렸다. 하필이면 눈 주변을 여러 방씩 물려버렸다.


덕분에 공항에 있는 내내 애가 왜 이러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들었다. 아 나도 몰라요 얘 왜 이래… 그깟 모기 좀 물린 것뿐인데, 아이의 얼굴을 보니 그조차도 속이 상했다.



이제는 뭐, 껌인 한 시간 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두 번째라서 그런가, 이스탄불이 괜히 반가웠다.


물가도 알겠다, 제법 자신이 붙어 공항에서 바로 택시 잡기에 도전했다. 당연히 흥정을 하겠지, 각오를 다진 뒤 택시 기사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귀찮은 듯 신경질을 내며 미터기에 찍히는 정가대로 간단다.


엄마가 저렇게 화내는 사람들은 자존심 때문에 남을 속여먹지는 않는 타입일 거라 했다. 오, 생활의 지혜. 흥정하지 않고 군말 없이 탔다.



그런데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앞 유리에 돌멩이가 날아왔다. 다행히 창이 깨지지는 않았지만 유리에 금이 갔다.


나는 ‘오늘 운 더럽게 없네.’ 하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은 오히려 운이 좋은 거라고 했다. 만약 창문에 금이 가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돌이 창을 뚫고 들어왔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구사일생, 아 일사일생인가?

어쨌든 우리는 아무도 다치지 않고 숙소에 도착했다. 천만다행이었다.



배가 고파져 숙소 주인에게 추천받은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엄마의 촉이 또 발동했다. 엄마가 가보자는 식당으로 가봤더니 신문에까지 나온 전통 있는 맛집이었다. 라흐마준이라는, 납작한 화덕피자 같은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처음에는 한 개만 시켰다가 나중에는 세 개나 먹고 돌아왔다.



이스탄불에서의 여행도 안탈리아에서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배가 부르니 산책을 하고,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번 숙소는 참 심혈을 기울여 골랐다. 탁 트인 뷰를 좋아하는 엄마와 반신욕을 좋아하는 아빠의 니즈를 반영하고 싶었는데,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이 얼마 없어 찾느라 고생을 좀 했다. 그래도 두 분 다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도시.

모쪼록 몸도 마음도 편히 잘 쉬다 가시기를 바랐다.



동네 정육점에서 산 양다리 고기를 구워 먹고, 반신욕을 하려는 아빠에게 자연스럽게 아이를 건네주었다. 오랜만에 통목욕을 하니 어째 아빠보다 아이가 더 신이 나 보였다. (아이를 맡기니 나도 신이 났다!)


통유리창의 멋진 뷰도, 욕조도, 결국은 다 아이 몫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