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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파즈 May 26. 2020

유능한 정부는 미래사회의 생존과 직결된다.

에세이 #51

미래는 이미 도래했습니다.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펼쳐진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앞으로 10~20년 후 세계 지형을 결정할 겁니다. 철학, 인간, 그리고 국가 이 세 가지 영역에서 큰 변화가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세계를 바라보는 철학적 사고의 프레임은 깨졌고 인간 중심 세계에 대한 근원적 회의가 시작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됩니다.


정부는 유능한가?


한국 정부 코로나 대응에 대하여 외신의 찬사가 이어집니다. 과도한 해외 언론 보도는 결론적으로 자국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동시에 '우리가 신경도 쓴 적 없는 조그마한 한국도 이렇게 잘하는데 우리 정부는 뭐 하고 있냐?'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진보적 언론 매체의 뉴스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고 민주당 지지자뿐만 아니라 스윙 보트 역할을 하는 중도층에게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오로지 정권 교체를 위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치 지형을 바꾸고 있습니다. 산업혁명 수준의 대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 존립의 기본 원칙을 망각하고 경제력과 군사력에 매몰된 선진국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물론 초강대국 미국은 한순간에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보건방역 분야의 일시적 공백과 약점이 드러난 이상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복구할 것입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래야만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니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가 적힌 모자를 쓰고 연설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출처 : 연합뉴스)>


반면에 일본은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정부는 이제 와서 뚜렷한 대책을 내세우기 힘든 수준입니다. 바이러스 감염자 25%는 자가격리 상태이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검사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정부 당국은 국민을 버린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극우세력 10년간 일본에서 일어난 일은 거의 재앙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는 권력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일본에 국민은 없습니다. 오로지 권력을 가진 정치인만 존재할 뿐입니다.

<아베 총리가 아베 마크스를 쓰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유능한 정부는 미래사회의 생존과 직결된다. 


정책 선택의 기준이 변하고 있습니다. '진보-보수'의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권력을 탄생시킨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정책이 최우선입니다. 국민의 아둔함, 게으름, 무지함을 언급하며 지배자의 시각을 대변하는 수많은 글과 프레임을 발로 차 버려야 합니다. 존재하지 않는 불안을 자극하는 허상에 불과합니다. 


미래사회의 정부는 '큰 정부'로 귀환합니다. 국민의 생존권을 지키지 못하는 권력은 사라집니다. 국민을 지키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더라도 공동체의 번영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크고 강하고 유능한 정부 시대적 과제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국민 눈높이가 그 수준에 와있기 때문입니다. 포퓰리즘의 위험을 주장하며 국민을 지배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1차원적 접근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창출하지 못합니다. 


크고 강한 정부, 유능함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한다.


과거 큰 정부의 역할은 대규모 재정 적자를 감안하더라도 돈을 풀고 시장에 경제 생태계를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정부는 재정투입을 넘어서 분배방안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일방적 기업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 소득을 보장하는 방법, 소득을 보장하며 국민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는 이슈는 편안한 과제는 아닙니다.


정부는 재정과 권한을 가진 것이 전부가 아니라 유능함을 맘껏 뽐내며 결과로 보여줘야 합니다. 본질은 헌법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져있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문장을 살려내는 것입니다.


이 과제는 어렵고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됩니다. 과정은 공정해야 하고 결과는 국민의 삶을 바꿔야 합니다. 미래의 정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며 실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권력만 잡으면 한바탕 난리를 부리던 지난 과거는 반드시 청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국민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는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유능하고 실력 있는 정부. 이것은 인류를 고민하는 철학적 사유와 성과를 창출하는 실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중앙정부부터 시작하고 지방정부로 서서히 확산될 것입니다. 중앙정부는 크고 강하며 유능한 정부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습니다. 시간이 걸릴 뿐 지방정부도 다르지 않습니다.


새로운 국민의 눈높이는 역사의 후퇴를 용인하지 않는다.


무능한 정부는 존속하지 못합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인재는 정부로 몰릴 것입니다. 이들은 기존의 정부 안에 있던 공무원, 관료제가 편안한 이들을 완전히 바꾸지 못해도 견제할 것입니다. 새로운 국민은 이제 역사의 후퇴, 즉 권력에 줄서기를 하는 정치 세력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의 후퇴를 막는 최후의 보루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국민입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국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외면하는 권력은 사라집니다. 개혁의 속도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뽑은 선출직 공무원은 권력을 독점하던 세력을 견제하고 시대정신에 부합한 방향으로 이끌 것입니다. 국민으로부터 이양받은 권력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이고 있습니다. 헌법이 실현되는 정치, 그것을 뒷받침하는 유능한 정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경험할 정부의 모습니다. 


새로운 국민이 새로운 국가를 만듭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것이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꿈꾸며 살아가는 개인의 일상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이하며 새로운 시대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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