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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파즈 Dec 19. 2019

지나치게 선량한 개인과 국가는 호구가 된다.

에세이 #13

지나치게 선량한 개인과 국가는 호구가 됩니다.


공동체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별 탈없이 잘 지내는 것은 착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구성원들은 그 사람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시점에는 의견도 묻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어차피 다른 의견이 없을거야.' 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점점 캐릭터 없는 사람이 되는 겁니다. 


약간 위험하고 까칠한 사람으로 비치더라도 '자기 의견'이 있는 사람이 발언권을 가지고 이슈를 주도합니다. 자기 의견이 없는 사람들의 한 가지 특징은 회의장에서는 침묵을 유지하고 회의장을 벗어나 가까운 사람들과 2차 회의를 하기 바쁩니다. 뒷답화 입니다. 그 뒷담화는 한 번도 다른 의견을 가진 구성원의 지지를 받지도 못하고 무엇보다 일을 추진하는 동력이 되지도 않습니다. 일시적 감정 해소뿐.


타인의 생각에 반복적으로 의존하면 그것이야말로 생각의 노예입니다. 독립적인 사고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다지고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독립적인 사고를 하고 자기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동일한 입장으로 연대할 때 힘을 발휘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이 말한 관계의 최고 형태인 '입장의 동일함'도 권력의 차이에서 오는 암묵적 침묵으로 표현된 일방적인 추종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입니다.


지나치게 선량한 개인과 국가는 호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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