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리 먹고 트림을 하고 샤워하고 나와 누운 딸의 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입니다. 잠이 들었다가 갑자기 '엥' 소리를 내며 울면 곁에서 엄마, 아빠가 눈을 마주치며 '고은아~'라고 이름을 불러줍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크게 웃고는 다시 잠이 듭니다. 마치 혼자 있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처럼.
몸에 열이 많은 저를 닮아 지난여름처럼 무더운 날에는 태열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괜스레 미안해집니다. 나를 닮아서 그런지. 동시에 그러면서 '내 딸이 맞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닮은 점이 하나씩 보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무슨 생각을 할까?"
가끔 혼자 멀뚱멀뚱 무엇인가를 바라보거나 안겨서 가만히 있는 녀석을 보고 있으면 궁금합니다.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문이 트이면 나중에 대화하는 것도 버겁다는 주변분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렇지만 궁금합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론 아무 생각도 안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온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아무 생각이 없겠는가. 혹시 신생아 시기에만 자연과 대화를 하는 능력이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유독 이 시기에만 말하지 않아도 아는 다른 언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할 정도입니다.
한 번 웃으면 끝인데
요즘은 밤마다 엄마 품을 떠나지 않으려 얼마나 크게 우는지. 눈물을 엄청 쏟다가도 엄마가 안아주면 딱 그칩니다. 안고 있었던 아빠가 무안할 만큼. 그래서 조금 섭섭하기도 합니다. ^^ 그럼 뭐하겠습니까. 한 번 웃어주면 끝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