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 #03
내가 아무리 옳더라도 너에게 '기분 나쁨'을 선사해선 안된다.
내 말은 옳고 네 말은 그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말을 쏟아냈는지 헤아리기 힘듭니다.. 아무리 옳고 타당하고 합리적인 말이라도 타인에게 '기분 나쁨'을 선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사과의 이유는 충분합니다. 먼저 미안하다고 한마디 하면 되는 것인데 그것이 싫어 얼마나 많은 인연을 잃어버렸는지. 일도 관계도 마음이 크고 품이 넓은 사람이 잘 풀어내는 듯합니다.
딸에게 '기분 나쁨'을 주지 않으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새근새근 자고 있는 딸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아빠가 될 것인가. 그전에 먼저 좋은 남편이 되어야 할 텐데. ^^ (그것은 절대적으로 내 판단이 중요하지 않으니) 지구별에서 6개월을 살고 있는 딸이 말을 하기 시작하며 서서히 자기주장을 강하게 표현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이 됩니다. 그때마다 아빠가 옳고 그름을 따져 묻고 3~4살짜리 딸을 이겨 먹고 싶은 이상하리만큼 속 좁은 행동을 한다면 뒤돌아서서 후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먼저 딸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기를 꼭 꼭 기도합니다. 지구별에 잠시 먼저 온 것이 옳고 그름을 구별할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