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반려자

반려자 vs 반려 자

by 하히호


이쯤이면 슬슬 나올 때가 됐다
나의 반려자 남편.

결혼 전,
우리는 290km쯤의 거리를 두고도
3년의 연애를 한 장거리 커플이었다.

시작부터 부부의 연이었을까.
우리는 첫인상부터 일심동체로
같은 인상을 남겼다.

'... 못 생겼다...'

그는 나의 사진을 사랑해 실망했고
나는 그의 옷에 프린트된 또렷한 이목구비 인물화덕에 흐릿한 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의 첫 만남은
미지근한 초코라떼 같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는 계속 우려 지는 녹차 같은

약 10년 차의 부부가 되어있었다.

우린 각자 육퇴와 퇴근 후,
지난 일들을 식탁에 앉아 이야기하곤 한다.

지난 10년이
다른 오래된 부부들에 비해
긴 세월은 아닐 수 있지만

우리는 일과를 끝내고 앉은
이 식탁과도 너무 닮아 있었다.

시간이 묻은 나무 식탁.
그 사이 광은 다 죽었고 흠집도 많아졌다.

그 위에서
밥 먹고, 울고, 애 키우고, 싸우고,
화해했다.

새로 산 가구엔 없는
생활의 무게가 얹혀 있듯

우리는
즐겁기도 지긋하기도 한 긴 에피소드와
돌아보면 허무히 짧았던 10년간의 세월을 식탁처럼 스며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이 식탁에 앉아 세월을 묻히고 있다.




좋을 땐
'반려자'

미울 땐
'반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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