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처음 달라진 나를
훅— 하고 자각하게 만든 것이 있었다.
첫째는 거울.
그리고
예상밖의 노래.
이상하게도
나를 울컥하게 만들던 노래였다.
아이유의 ‘드라마’.
가사를 다시 떠올려보면
그때의 나는 왜 그렇게 조용히 흔들렸는지 알 것도 같다.
[나도 한때는 그이의 손을 잡고
내가 온 세상 주인공이 된 듯
ㆍ
ㆍ
단역을 맡은 그냥 평범한 여자
나의 드라마는 또 이렇게 끝나
나왔는지조차 모르게]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나는 이미
엄마였고,
아내였고,
아줌마였다.
그저 스며들 듯 바뀐 생활뿐이었는데
덤덤하다고 생각했던 마음속 어딘가에서
설명하기 힘든 허전함이 스르르 올라왔다.
그리움이라 하기엔 애매했고,
불만이라 하기엔
아이들을 보면
또 아니었다.
예전의 화려함이
돌아오길 바란 것도 아니었고,
지금의 자리가 싫은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때의 나는
세상을 ‘컬러풀’하게 느꼈다는 걸
뒤늦게 알아버린 것뿐이다.
지금의 나는
역할의 이름을 내려놓고 나를 봤을 때
마치 채도를 조금 낮춘 화면처럼 느껴졌다.
고요했고,
선명하지 않았다.
시간이 더 흐르고
그 허함마저 일상이 되었을 무렵,
다시 그 노래가 들렸다.
쇼윈도에 비친 나는
여전히 과거와 다른 체형을 하고 있었고..
아니...
변화는 있었다.
벌크업이 더 되었던가...
하하...
그리고
양손엔
내 세포 같은 아이들이 매달려 있었다.
두리 둥글해진 나와
깍지 낀 두 개의 작은 손.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예전 허한 마음이 언제 들었냐는 듯
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빨랐다.
예전처럼 멈춰 서서
‘그때의 나’를 떠올리기보다는,
지금의 나를 데리고
후다닥 집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 펜을 들었다.
'무채색이라 생각했던 나.
허나,
내 양손에는 두 개의 형광펜이
손에 쥐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