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에 우리가 직시해야 할 본질은 무엇일까

이주호 교육부 장관에게 하고 싶은 말

항상 어떤 일을 생각할 때면, 늘 '본질'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본다.

9월 사일 '공교육 멈춤의 날'이 왜 교사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나왔을까. 서이초 선생님의 49재 때 왜 교사들은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가. 그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지금 교육부 장관이나 보수 교육감들처럼 이상한 소리만 하게 된다.

우리 교사들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은 결국 공교육 안에서 교사들이 제대로 교육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를 위해 하루 학교를 비운다 하더라도, 그렇게 목소리를 내서 교사들이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학생들의 학습권 또한 더 보장하게 되는 길이 아닐까?

지금 교육부 장관이나 보수 교육감들은 절대 수업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거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각을 세운다. 그리고 재량 휴업의 사유에 추모는 해당되지 않으니 불법이라고 한다. '재량' 휴업일은 말 그대로 학교장 재량의 범위임으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통과가 된다면 불법이라고 볼 근거는 없으며 법과 규정은 넓게 해석할 수 있기에 지금처럼 공교육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만큼 공교육이 무너진 상황 자체를 비상 재해나 그 밖의 급박한 상황으로도 보고 재량 휴업일을 지정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교육부가 가장 오판하고 있는 지점은 재량 휴업은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재량 휴업을 하면 휴업을 한 일수만큼 방학이 줄어들게 된다. 즉, 연간 수업 일수 자체는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걸 모를 교육부가 아닌데도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사유로 교사들을 겁박하는 건 도대체 왜인 건가?

오히려 제대로 된 교육부라면 그날 학교 전체 제량 휴업일을 권장하고, 교육부가 나서서 교사들의 행동을 보호해 주겠다고 앞장서야 하는 게 아닐까? 몇몇 진보 교육감들만이 나서서 교사들을 지지하고 있지만, 그 역할은 사실 교육부가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만 본다면 공교육 멈춤의 날에 교사들의 행동을 막는 것이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지금 교사들의 목소리를 막는 것은 제대로 교육할 권리를 향한 교사들의 외침을 막게 되는 것이므로 학생의 학습권 또한 저해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러므로 지금 교육부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본질은 9월 4일 하루 교사들의 행동을 막아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운운하는 일이 아니라 9월 4일이 지나도 교사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