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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도비 Jan 12. 2021

책읽기에 즐거움을 느끼는 나

2021.01.06.


책읽기의 즐거움


  지금은 살이 제법 올라 통통함을 바탕으로 유한 아저씨의 이미지가 있지만 30대 초반에는 튀어나온 광대, 짙은 눈썹, 짙어진 눈, 높은 콧대(유일한 자랑거리라 흐름과 관계없이 넣어보았다)와 다부진 체격으로 날카로운 체육인의 이미지가 강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가 책 읽기, 정확히는 소설을 좋아한다고 하면 의외라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곤 했다.


  엄마는 책을 좋아했다. 지금도 바쁜 일상속이지만 가끔 보고 싶은 책이 생겼다며 보내달라고 요청하신다. 본인이 구매 하실 수도 있지만 선물 받고 싶어 하셔서 나에게 부탁하는 것 같아 그 요청이 행복하다. 미취학 아동시절 엄마는 책을 많이 읽어 주셨다. 내가 일을 보고 있으면 화장실 문 앞에서도 읽어주셨고 잠들기 전에도 항상 책을 읽어 주셨다. 하지만 피곤 하셨던 엄마는 중간 즈음 되면 항상 원작과는 다른 꿈속의 동화를 읽어 주셨는데 그 시간들이 행복했었고 그 시간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위로가 된다. 그 시절 가장 좋아했던 책은 ‘추위를 싫어하는 펭귄’이었다.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책 내용이 아직까지도 기억난다. 작년 단절 되었던 이 책이 다시 나온다고 했을 때 아들을 핑계 삼아 전집을 구매하려 했지만 아마도 아내의 눈총으로 사지는 못했었다.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중학교까지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에 빠져 살았다. 몇 번씩이나 읽고 또 읽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많던 등장인물들을 어떻게 외웠는지 싶다. 


  고등학교 입학 후 어떤 기회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친구의 추천이었을 것 같다. 나의 책읽기에 큰 획을 그은 그 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에게 이 책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야했고 모든 것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 책이 만의 표현 할 수 없는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이렇게 책에 빠져서 읽었던 책은 지금까지도 없었을 것 같다. 그 후 일본소설의 세계에 빠져 한참을 아니 지금까지도 빠져있다.


  19년 출판통계를 보면 성인 1년 평균 독서량이 7.5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책 읽기도 양극화 되서 주변만 봐도 일 년에 한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한 달에 5권 읽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짧은 시간 내 소비할 수 있는 콘텐트가 너무 많다. 다른 콘텐트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으로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편식이긴 해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느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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