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8.
위험 속 나
20년 1월 9일 중국 우한에서는 우한폐렴 지금의 코로나로 공식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1년이 지난 21년 1월 8일 나는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20년 1월 우한폐렴 환자가 발생했으니 해외여행을 자제하자는 언론매체를 통해 처음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집에 어린 아기가 있지만 당시만 해도 아폴로눈병이나 흔한 독감 정도로만 생각했다. 20년 2월 14일 대구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시 교보문고나 지역의 큰 서점을 방문해서 어떤 책들이 잘 나가는 지, 판매는 잘되고 있는지 실사를 한다. 이때도 지금껏 했던 것처럼 대구 교보문고를 방문하여 서점 분위기를 살폈다. 출장을 다녀온 주말부터 특정종교로부터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 코로나로 대구를 비롯한 경북지역이 난리가 났었다. 31번 확진자. 그의 동선을 찾다보니 2월 18일 대구교보가 있었다. 며칠사이로 확진자와 동선을 빗겨났것에 안도하면서 주변에 있을 수도 있겠다 생각되었다.
이후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경북이 잠잠 해질 쯤 이태원발이 터지고 또 다른 특정종교를 중심으로 코로나는 계속 전파되고 하루 1,000씩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마스크 없이 생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고백하겠다. 나는 ‘나 정도는 괜찮지’ 라는 이기주의에 빠져있었다. 1월부터 마스크 쓰고 조심하며 생활했다 그러다 보니 한 달, 한 달 지날수록 안이해 졌다. 사무실 자리에 앉으면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벗었고 KF94는 답답해 라며 비말을 쓰다 이것도 불편해 라며 스포츠용 마스크를 썼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운이 좋았던 것이었다. 걸렸더라도 불평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18개월 아기는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는데 엄마 아빠가 쓰라고 해서 착하게 마스크를 쓴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마스크를 만져보면 침으로 축축하다. 잠시 뛰고 나면 마스크 속으로 거친 호흡을 내뱉는다. 우리 아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영유아들이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부끄럽다.
1월 1주 월요일만 출근하고 화, 수는 지방 서점 실사를 다녀왔고 목요일은 재택근무를 했다. 금요일 오랜만에 사무실로 향했다. 일찍 도착해서 오늘은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던 중 같은 층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으니 내가 근무하고 있는 층 모든 직원은 선별진료소 가서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를 받았다. 주변에 확진자가 있다니, 이제는 정말 남의일이 아니었다. 짐을 정리하고 아내에게 전화로 상황을 공유했다. 집 주변 선별 검사소를 찾았다. 뉴스에서 보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줄지어진 차들 너머로 선별진료소 라는 문구를 보았다. 추운 날 방진복을 입고 검사하시는 분들을 보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집으로 돌아와 마스크를 끼고 방에서 자가 격리중이다. 검사결과는 이틀이내에 나온다고 한다. 사실 확진된 직원과는 사무실 끝에서 끝이고 마주칠 일이 없는 사람이라 안 걸렸을 것 같지만 천에 하나 만에 하나라도 나로 인해 가족들이 감염 될까 무섭다. 어서 결과가 나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 부대끼고 싶다.
지난날 동안 코로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계신 분들의 수고에 감사드리며 이 수고가 어서 끝나기를 바래본다.
후기) 하루가 지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