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도비 Jan 12. 2021

계획의 중요성을 깨달은 나


2021.01.05.


계획의 중요성을 깨달은 나


  어릴 적 ‘2020원더키드’라는 만화가 있었다.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주로 탐사를 나갔고 악당에 의해 아버지가 납치되었다. 이후 외계인 공주와 함께 아버지를 구출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 2020년은 존재할 수 없는 년도라 생각했는데 2020년이 지나고 2021년이 된지 벌써 5일이나 지났다. 식상한 말이지만 시간 참 빠르다.


  몇 해 전부터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연말이면 월별로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정리를 하고 있다. 정리하고 나면 ‘아 올해는 이런 일을 했구나. 혹은 ‘이런 고민을 했었구나. 라고 복귀하고 내년에는 이렇게 해봐야지 생각하곤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작업을 하면서 회사에서 내가 쓸모 있었다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도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올해는 문득 개인적으로도 한해를 정리를 해보고 싶었다. 월별로 양식을 만들고 달력 메모도 보고 구글 포토에 자동 저장된 사진을 보며 개인적으로 했던 일들, 가족의 일들을 정리해 보았다. 다 작성하고 보니 아들의 기록은 많았다. 18개월 아들은 모든 것이 처음 이였기에 많은 기록이 남아 있었다. 백일단위의 기록, 돌잔치 기록처럼 주요한 기록부터 침대에서 떨어진 날, 카시트 거부하고 엉엉 운날, 첫 물놀이한 날 등 소소한 기록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나에 대한 기록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1월 가장 좋아했던 선수의 사고사, 2월 생일, 3월 골프라운딩 이런 기록들 뿐 특별한 기록을 찾기 어려웠다. 왜 그랬을까 37년이나 살아서 더 이상 특별한 게 없었나?


  20년 업무에 육아까지 열심히 살았다. 크게 농땡이 치지 않고 맡은바 책임은 다했다고 생각했다. 책도 열심히 보고 개인시간이 생기면 낭비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해보려 움직였다. 그런데 왜 돌아보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을까? 계획이 없어서 그랬지 않았을까? 


  회사에서도 매년 전략과 이에 따른 계획을 세우는데 가장 중요한 나의 삶에서 전략과 계획이 없음을 깨달았다. 나의 Bucket List를 만들 시간이다. 리스트를 만들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시간이다. 21년을 마무리 하는 날 조금은 당당한 내가 되어 있기를 기대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원으로서 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